“의식 잃은 영상 받았다”…하마스에 끌려간 독일 여성 모친, 눈물의 호소

▲독일 라벤스부르크 출신의 리카르다 루크가 8일(현지시간) 동유럽 매체 24비세그라드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하마스가 납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딸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출처=24비세그라드 X 캡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교전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양측에서 15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하마스 대원들이 민간인을 해치거나 납치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SNS상에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스라엘 국경 지역에서 나체 상태인 여성을 강제로 차에 태워 끌고 가거나, 다리에 피를 흘리는 중년 남성과 그들의 딸로 추정되는 소녀들을 강제로 차에 태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게재됐다.

또 나체 상태의 여성을 짐칸에 실은 트럭이 가자지구의 시가지를 행진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됐다. BBC와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해당 영상에서 트럭 뒤 칸에 루크를 실은 하마스 대원들은 “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가자지구 거리를 활보했다. 군중 일부는 여성을 향해 침을 뱉기까지 했다.

이 여성은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 행사장에 있다가 하마스의 공격 이후 실종된 독일 여성 샤니 루크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루크의 어머니는 이후 “몸에 새겨진 문신과 여러 가닥으로 꼰 머리를 보고 딸인 걸 알아봤다”며 “딸과 관련한 소식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현재 루크의 생존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 CNN은 “현재 루크의 소재나 상태를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당시 음악 축제 현장에 있던 이들이 SNS에 올린 영상을 보면, 전자 음악 소리가 가득 찬 행사장 위로 로켓으로 보이는 하얀 섬광이 하늘을 가르는 모습이 나온다. 이어 음악 소리가 꺼지고 행사 관계자가 “적색경보, 적색경보”라고 급한 목소리로 방송했다.

공습 사이렌이 울리자 관객들은 혼란에 빠졌고, 곧 전기가 차단됐다. 이어 차량 여러 대에서 하마스 무장대원 100여 명이 쏟아져 나와 인파를 향해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31세 참가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차로 도망가려다가 숨진 이들이 많았고, 숨진 이들이 탄 차들로 도로가 막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 총리실 산하 정부 공보실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800명 이상, 부상자는 2600명 이상이라고 9일 발표했다.

공보실은 약 150명의 인질이 가자지구에 붙잡혀 있다며 이들의 생사가 불투명해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망자와 인질 중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우크라이나 등 외국인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