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지는 않았지만 그 이름만으로 열정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일할 것 같은 기업, 그리고 혁신이 샘솟듯 나오는 기업이 현대 사회의 가장 존경 받는기업이라는 것이 현대카드 정태영사장의 믿음이다. 정 사장은 "그 기본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그러면서도‘지킬 것은 지키는’기업문화에서 온다" 고 강조한다.
정태영 사장은 “현대카드의 근원적 경쟁력은 ‘정교한 과학’뿐만이 아니라 ‘자유롭고 역동적인 특유의 기업문화’ 역시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 기업의 회의 문화는 다른 기업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현대카드의 포커스 미팅은 그 대표적 사례다. 획일적인 주간회의 방식을 벗어나 2~3개의 안건만을 정해 이에 대한 유관부서의 실무자들이 정태영 사장과 함께 집중적인 토론을 벌인다.
포커스 미팅 전날 참석자들에게 전달되는 회의 자료는 5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자료에는 회의 주제에 대한 간략한 설명만이 있을 뿐이다. 구체적인 결론은 언제나 치열한 논쟁 끝에 도출된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회의 시 좌석배치는 당연히 자유롭다. 흔히 말하는 ‘상석’ 개념에 입각한 ‘서열식 자리배치 공식’은 이 기업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기업에서 ‘주간회의’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은 현대카드에서는 모두 이메일과 전자결재로 이루어진다. 이런 신속한 의사 결정구조는 이 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현대카드의 평사원이 올린 결재서류가 정사장의 결재를 거치는 데 소요되는 평균시간은 비근무 시간을 포함 10시간을 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정태영 사장은 임직원들의 업무관련 이메일에 신속한 답변 메일을 보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리더십 미팅이라고 명명된 이 회사의 연례 회의는 ‘기업 내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얼마나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지 잘 보여주고 있다.
매년 같은 형식의 실적발표, 나눠먹기식 시상의 반복, 일선 부서의 직원들에 대한 피드백 절차도 없는 천편일률적인 ‘전국 지점장 회의’와 달리 현대카드는 회의목적에 부합하는 참석자 구성 및 주제는 물론 심지어 행사진행 방법까지도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리더십 미팅은 교육 시스템이 우수한 파트너 GE의 제도를 벤치마킹 했다. 참석 대상자는 전국의 팀장 및 지점장급 이상 간부와 경영진은 물론 일선에서 직접 업무를 맡고 있는 1~3년차 사원급 직원들을 전부 포함시켰다.
◆계속되는‘파격’권위는 없다.
정태영 사장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자주 받는다. 직원들의 이메일을 받을 때마다 모두 답장을 한다고 한다. 직원 가족의 일상적인 이야기부터 인센티브에 대한 감사 편지, 사옥 조경과 관련한 건의 등 내용도 다양하다.
정사장은 한 두달마다 한차례씩 ‘직원들께 드리는 보고서’라는 제목의 편지를 전 임직원에게 발송한다. 보고서의 개념이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상사가 하는 일을 직원들도 알아야 한다는 정태영 사장의 철학을 바탕으로 현재 회사의 중점 추진 과제, 미래의 전략과 비전등을 직원들에게 알리고 있다.
공식행사 때에도 ‘형식’과 ‘권위’를 거부하는 현대카드의 분위기는 그대로 드러난다. CEO가 공식행사장에 나타나도 직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는다. 평소 직원과의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며, ‘CEO도 임직원과 똑같은 구성원’이라는 정태영 사장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현대카드의 임원실의 벽과 문은 모두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다. 물론 블라인드도 없다. 투명경영을 단적으로 상징하기 위한 것으로 직원들이 사내에서 임원이 하는 일을 지켜 볼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임원과 사원 간의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정사장은 “기업의 윤리 정도를 다루는 CRB(Compliance Review Board)회의는 전략을 짜는 회의보다 더 진지한 분위기”라며 “이는 회사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나온 정책이 ZTP(Zero Tolerance Policy)다. 고객정보보안, 협력업체와의 거래 투명성, 성희롱 예방 등 3대 무관용 정책을 위반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회사를 떠나야 할 뿐 아니라 형사 고발까지도 당할 수 있다.
◆중앙집권형 인사제도를 버리다
지난해 현대카드는 팀장급 이하 전 사원을 대상으로 ‘커리어마켓(Career Market)’이라는 인력시장을 도입했다. 인력이 필요한 팀이 사내 공지를 통해 인력을 수급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직원 개인들도 사내 ‘채용시장’에 본인을 ‘매물’로 내놓는 시스템의 도입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새로운 인사 제도다.
현대카드 전체 인사 이동 중 80%에 달하는 인력이 이 제도를 통해 인사이동이 되고 있다.
정태영 사장은 이 제도를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자신을 개발할 최대한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고 믿는다”며, “직업 선택의 자유에 입각해 현대카드를 선택한 만큼 입사 후에도 시장원리에 입각한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인사 시스템을 만들자는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 커리어마켓의 성공적 정착에 대한 정태영 사장의 의지는 강력하다. ‘위대한 기업은 한편의 좋은 광고를 만든다고 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혁신적인 인사시스템에 입각한 기업문화에서 온다’는 것이다.
요트, 캠핑카, 여행,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초청해 펼치는 슈퍼매치 등 금융권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 시도를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만큼 현대카드의 인적구성 역시 다양함을 자랑한다.
금융 분야에서 전문적 역량을 쌓은 임직원뿐 아니라 컨설턴트, 호텔리어, 연구원 등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던 다양한 경력을 가진 임직원들이 현대카드에 모여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정사장은 ‘직원들께 드리는 보고서’에서 이러한 인적구성을 가리켜‘United States of Career’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직원들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Art Wall’은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하나의 비전을 향해 힘을 합쳐 나아가는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인재문화를 상징하고 있다.
◆열정과 혁신의 기업문화
국내 유수의 기업과 서울시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이 현대카드를 찾아와 정사장으로부터 성공스토리와 기업문화, 브랜드 전략 등을 강의하고 있다는 뉴스는 이제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카드는 앞으로 국내외적으로 문화 컨텐츠와 현대카드 만의 글로벌 네트워킹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도 벌일 예정에 있다. 사회공헌도 지금까지와 같은 단순한 금액 기부가 아닌 ‘현대카드스러운’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정사장의 이같은 열정과 혁신이 금융권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고 있는 현대카드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이유가 아닐까.
■정태영 대표 프로필
▲1960년 서울 출생
▲서울대 불문학과 (학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대학원 경영학 ( 석사 )
▲Norton Business Development Manager
▲현대종합상사 기획실 이사
▲현대모비스 동경지사 담당 이사
▲현대모비스 샌프란시스코지사 담당 이사
▲현대모비스 미주법인 및 멕시코 법인장, 상무이사
▲현대모비스 기획, 재정 및 자동차부품 사업본부장, 전무이사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사장(기획총괄담당)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사장(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