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해외 코인 상장 수수료 장사…투자자 손실 키워”

입력 2023-10-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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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 “수수료 수입만 챙기고 투자자 보호 조치 無”
지적에 답할 국정감사 가상자산 업계 증인 채택 '0'
작년 '코인국감'…올해 국감서 주요 의제서도 빠져

▲10일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해외 가상자산을 무더기로 상장해 국내 투자자 손실을 키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닥사(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체, DAXA) 소속 대형 거래소들이 버거코인 장사로 수수료 수입만 챙기고, 투자자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11일 국회 정무위는 금융위원회에 대한 2023년도 국정감사를 열었다. 민병덕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해외에서 발행돼 국내에서 거래되는 이른바 ‘버거 코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병덕 의원은 '버거 코인'의 대표적인 투자자 피해 사례로 수이(SUI) 코인을 들었다. 수이 코인은 미국 페이스북 개발자 출신이 만들어 주목을 받은 가상자산 프로젝트이다. 지난 5월 업비트 등 닥사 소속 거래소에 일제히 상장됐다. 수이는 발행 초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으나, 유통량 초과 의혹 등 토크노믹스에서 문제가 불거지며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민 의원은 "수이 코인은 업비트에서 전세계 거래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투자가 많은 대표적인 '버거코인'임에도 업비트는 물론 닥사 차원의 대응이 전무하다”면서 “수이 코인 가격 하락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수 백억 원을 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코인 상장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FIU가 9일 발표한 ‘2023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거래소에 신규 상장된 가상자산은 169건으로, 지난해 하반기 74건 대비 2.2배 증가했다.

민 의원 측은 “업비트에 상장된 버거코인만 9종인데, 해당 코인 들은 상장 이후 대부분 가격이 떨어졌다. 논란의 수이 코인이 67% 하락했고, 최대 94% 가격이 하락한 코인도 있어서 심각성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올해 국감에서는 이러한 국회의 지적에 답변할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가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앞서 야당에서 이석우 두나무 대표 겸 닥사 의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여야 최종 협의 과정에서 증인에서 제외됐다.

‘코인 국감’이라고 불렸던 지난해 국감과 달리 올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정무위 의원들의 관심도 적었다. 이날 국감에서는 가계 부채 문제와 함께 50년 만기 주택 담보대출, 은행권의 내부 통제 문제 대한 질의가 주로 오갔다. 각종 금융권 현안에 가상자산에 대한 국회의 관심이 멀어진 모양새다.

정무위 관계자는 “하루인베스트나 델리오 입출금 중단 사태 등 가상자산 업계에서 이슈가 있는 걸 알지만, 검찰에서 수사중인데다가, 이용자들을 제외한 다른 유권자들의 관심이 크지 않은 사안”이라면서 “이용자들이 나서서 크게 공론화를 하지 않는 한 국회에서 크게 다루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회는 올해 6월 첫 단일 법안인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을 통과시켰고, 뒤이어 가상자산 발행 규제 등 업권 전반을 규율하는 2단계 법안을 과제로 안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만큼 2단계 법안은 22대 국회의 공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올해 6월 통과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하위 규정을 충실히 마련해 가상자산 이용자를 보호하고, 가상 자산 시장의 거래 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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