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학교와 공공주택이 공존하는 ‘주교복합학교’ 생긴다

입력 2023-10-12 12:31 수정 2023-10-1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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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도시형캠퍼스 설립 및 운영 기본계획’

구도심 학교 통폐합...일부 지역 학교는 과밀화
조희연 “과감한 상상력으로 학령인구감소 대응”
학교와 공공주택이 공존하는 ‘주교복합학교’ 등 새로운 분교 모델 도입

▲도시형 캠퍼스 유형 중 '주교복합학교' 조감도 (SH)
▲도시형 캠퍼스 유형 중 '주교복합학교' 조감도 (SH)

서울에 학교와 공공주택이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주교(住校)복합학교’가 생긴다. 학생 수가 줄면서 구도심에서는 학교 통폐합이 늘어나고 일부 지역에서는 과밀학급이 발생하자 새로운 형태의 분교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도시형캠퍼스 설립 및 운영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도시형캠퍼스는 인구 급감 등 인구분포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적정규모학교 육성 사업의 분교 개편 정책을 서울에 맞게 바꾼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똑같은 교육으로는 학령인구 감소에 응전할 수 없다”며 “과감한 상상력으로 학령 인구 감소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형캠퍼스’란 초중등교육법(시행령)상 분교 형태의 학교를 의미한다. 교육결손을 최소화하면서도 교육적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정 규모의 학교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운영되는 학교다. 다만, 서울의 경우 중·고등학교는 학교군 단위에서 분산배치가 거의 가능하다는 등 이유로 초등학교가 도시형캠퍼스의 주 적용대상이 될 전망이다.

도시형 캠퍼스 설립을 위해선 최소 12학급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학급당 학생 수는 15~25명, 학년별로는 최소 2학급 이상 편성해야 한다. 통학 범위는 1㎞ 이내, 도보 20분 정도로 규정하며 지리상 가장 인근의 학교급이 동일한 학교를 본교로 지정한다.

기존 학교 유지·발전시키거나 새로 설립

▲도시형 캠퍼스 유형 중 '제2캠퍼스 학교' 조감도 (SH)
▲도시형 캠퍼스 유형 중 '제2캠퍼스 학교' 조감도 (SH)
서울 도시형 캠퍼스의 유형은 개편형과 신설형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통폐합되는 학교를 도시형캠퍼스로 개편해 운영함으로써 기존 학교를 유지·발전시키느냐 혹은 새롭게 도시형캠퍼스를 설립하느냐의 차이다.

구체적으로, 개편형으로 마련되는 ‘주교복합학교’는 소규모화된 학교의 유휴공간 활용을 위해 학교부지를 토지분할해 설립된다. 학교용지에는 기설학교를 개축해 도시형캠퍼스로 운영하고, 주거용지에는 조건부 임대형 공공아파트 등을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신설형 ‘주교복합학교’는 신축 또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구역 단지 내에 학교용지를 확보해 만들어진다. 다만, 두 유형 모두 교육환경 보호와 학생의 안전을 위해 도시형캠퍼스와 아파트는 분리된 건축물로 설치하고, 학생과 아파트 거주자 간의 동선도 분리되게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주교복합학교가 만들어지면 국가적으로도 저출생 예방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래서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이 있고 서울시와도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서울시교육청은 개편형·신설형 ‘제2캠퍼스 학교’와 ‘매입형 학교’, ‘공공시설복합 학교’ 등을 설립·운영한다.

주교복합학교 등 일부 도시형캠퍼스 설립을 위해서는 관련 법령 개정 또는 입법이 필요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복합화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고 교육환경에 관한 법률과 교육시설안전법 등에 대해서도 고민할 부분이 있다”며 “개별 법령을 각자 개정하는 방법도 있지만 하나의 도시형 캠퍼스 법률 제정안을 국회 등에 요청해 진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12월 법령 개정과 입법을 추진한다. 내년 1~2월에는 대상학교 검토를 거친 뒤 3~5월 대상학교 관계자 등과 사전 협의를 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9월 행정예고를 거쳐 10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도시형 캠퍼스 설립을 추진한다.

조 교육감은 “잘만 된다면 주교복합학교 같은 경우 학생 수가 늘어서 정식 학교로 확대될 수 있는 여지도 있을 것”이라며 “도심 공동화 지역은 학생 수가 부족하니까 청년 세대나 다자녀 가구 등이 (입주를) 하면 학생 수를 충원하는 기반이 돼주는 선순환 모델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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