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예치 자산 규모 모두 급락↓
가상자산 시장 침체…연이은 해킹 사고 원인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침체 여파로 탈중앙화거래소(DEX) 거래량이 연중 최저치를 갱신했다.
13일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데이터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지난달 DEX 거래량은 443억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중 가장 적은 규모로, 약 168억 달러 규모였던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시장이 태동하던 2021년 1월 440억4070만 달러보다도 적다.
고객들이 디파이 프로젝트에 맡긴 예치 자산 규모도 큰 폭으로 줄었다. 13일 기준 디파이 프로젝트에 맡겨진 자산 규모(TVL)는 356억1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13% 감소했다. 이 역시 연중 최저치이다.
이용자 수 역시 바닥을 찍었다. 블록체인·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5월 디파이 플랫폼의 월간 사용자 수는 380만 명을 넘었지만, 10월에는 115만 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2021년 11월 사상 최고치인 751만 명보다 약 66% 감소한 수치이다.
DEX 거래량은 FTX 사태 이후 올해 3월 1331억 달러로 최고치를 찍었지만, 계속되는 전체 가상자산 시장 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거래량과 이용자 수가 줄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유동성 악화와 함께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발행하는 토큰 가격의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유니스왑의 UNI, 리도 다오의 LDO, Maker의 MKR 등 모두 가격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탈중앙화 거래소로 꼽히는 유니스왑은 한때 코인베이스의 거래량까지 넘어서며, CEX(중앙화거래소) 대항마로 꼽혔지만, 이용자와 거래량 모두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DEX 대상으로 해킹 및 익스플로잇(취약점 공격)등이 계속되면서, 보안에 대한 이용자들의 우려도 커졌다. 글로벌 보안 기업 서틱에 따르면 지난달 발생한 주요 보안 사고 7건 중 5건이 DEX에서 일어난 사고였다. 동시에 DEX는 자금세탁이 용이해 해커 및 범죄 자금의 동원에 이용됐다.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11일 발간한 보고서 'EU시장에서 디파이 개발과 리스크’에서 “디파이는 아직 투자자 규모가 많지 않고, 금융 안정성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디파이 계약의 투기적 성격, 보안 취약성, 명확하게 식별되지 않는 책임자 등으로 인해 투자자 보호에 여전히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