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 인상률이 2.9%에 그쳤다. 작년 상반기 6.1%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성과급 등 특별 급여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별 급여는 기업이 실적에 따라 지급이 결정되는 성과급에 따라 변동이 심하다. 특별 급여가 적었다는 말은 기업 실적이 악화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률 둔화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023년 상반기 규모 및 업종별 임금 인상 현황 분석'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월평균 임금 총액(초과 급여 제외)은 전년 대비 2.9% 오른 395만8000원이라고 밝혔다.
인상률은 작년 상반기 6.1%보다 3.2%포인트(p) 낮아졌다.
기본급 등 정액 급여 인상률은 4.0%로 작년 인상률(2022년 상반기 4.1%↑)과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성과급을 포함한 특별 급여 인상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월 평균 특별 급여는 54만원으로 2022년 상반기 56만 2000원보다 4.0% 감소했다. 절대 금액으로 2011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지만, 2022년 상반기가 56만 2000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 인상률 하락 폭이 컸다.
300인 미만 사업장의 올 상반기 임금 총액 인상률은 2.8%로 지난해(4.8%)보다 2.0%p 감소했으나,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올 상반기 1.9%로 지난해(9.8%)보다 7.9%p나 하락했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총액 인상률이 더 크게 떨어진 이유는 특별 급여의 비중이 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정액 급여의 전년 동기 대비 인상률은 300인 미만과 300인 이상이 각각 3.9%, 4.0%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올해 상반기 임금 인상률이 작년에 비해 낮아진 것은 특별 급여 감소로 인한 것"이라며 "개별 기업의 실적과 근로자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을 포함한 특별 급여의 특성상 변동 폭이 큰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실적 개선 없이는 성과급 축소로 인해 이러한 임금 인상률 둔화 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증기업의 임금총액은 올 상반기 9.3% 인상돼 조사대상 17개 업종 중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금융·보험업은 유일하게 전년 상반기보다 2.0% 감소했다.
반면 업종별 임금수준은 금융·보험업이 740만2000원으로 조사대상 17개 업종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반해 숙박·음식점업은 금융·보험업 임금총액의 33.6% 수준에 불과한 248만9000원으로 가장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