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살살 녹는 나랏돈'…"국군 장병 문화지원비 빼돌려 손녀 말 구입"

입력 2023-10-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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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실태' 감사 최종 보고서 공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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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17일 공개한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허위 경비를 지급한 후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횡령하는 등 10개 비영리 민간단체의 조직적 횡령이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방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군부대 장병 간의 소통문화 확산과 군부대 폭력 문화 개선을 위해 '활성화 지원사업'의 보조사업자로 A 단체를 선정하고, 보조금으로 146억8640만 원을 교부했다. 국군 장병들에게 문화지원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A 단체는 허위 강사를 이용해 강사료를 돌려받거나 허위 견적서를 이용해 물품·용역 대금을 횡령하는 등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보조금 약 10억5700만 원을 용도와 다르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A 단체의 실질적인 대표 역할을 한 본부장은 회계간사와 공모해 지인들을 강사로 허위등록했고, 강사료를 지급하고 되돌려받는 식으로 보조금을 횡령했다. 또한, 현수막 제작업체 등 업체에 물품 및 용역대금을 부풀려 지급하고 사업 취소 등의 사유로 되돌려받기도 했다. 이 단체가 횡령한 국고보조금은 본부장 손녀의 승마용 말 구입비, 유학비 등 개인적 용도로까지 사용됐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허위 인건비를 지급한 후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횡령한 사례도 있었다. 사단법인 B 단체는 외교부의 '외교 활성화를 위한 민간단체 지원사업'의 보조사업자로 선정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보조금 약 1100만 원을 용도와 다르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B 단체의 회장은 보조금을 사용해 포럼을 개최하면서 보조금으로 지급한 인건비 약 680만 원을 계좌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허위 집행했다. 또한,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중국어 번역 및 행사지원 보조인력이 필요하다는 사유로 코디네이터 비용을 교부받고, 개인 계좌에서 코디네이터에 비용을 지급한 뒤 돌려받는 식으로 약 680만 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여성가족부의 위안부 피해자 관련 유네스코 등재 지원 사업에 참여한 한 C 재단의 비상근 이사장은 개인적인 사유로 해외여행을 하고도 근무한 것처럼 허위 근무확인서를 작성해 인건비를 지급받았다. 이사장은 총근무일 100일 중 근무하지 않은 74일간의 일용임금 660만 원 정도를 부정 수급한 후 생활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환경부의 야생생물 보전기관 지원 관련 사업을 맡은 D 단체는 퇴직 직원 등에 대한 허위 인건비를 보조금으로 지급받고 약 3억9100만 원을 용도 외로 집행했다. D 단체는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국고보조금을 교부받고, 직원에게 급여 등 인건비 명목의 수급계좌(차명계좌)를 개설해 현금인출카드를 발급받게 한 후 이를 소장의 개인계좌로 돌려받았다. 이들은 인건비로 약 3억2400만 원을 횡령해 사업의 자부담금에 충당하거나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또한, 실제 거래가 없는데도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은 후 부가가치세 상당액 등을 제외한 차액을 돌려받는 등으로 6700만 원가량을 횡령하기도 했다.

공모를 거치지 않은 채 특정 비영리 민간단체를 사업자로 선정한 사례도 적발됐다. 문체부는 지난 2021년 민간보조사업 중 '세계 포럼 지원'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서 재외동포 협력 및 지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 E를 간접 보조 사업자로 선정했다. 문체부는 해당 사업에 대해 공모를 통해 보조 사업자를 선정해야 했지만, 해당 사업의 시행 기관으로 E 단체가 명시된 서면질의서를 받았다는 사유로 공모 없이 보조사업자를 E로 정했다. 아울러 E 단체는 포럼 행사를 개최하면서 1200만 원가량의 간접보조금을 횡령하고, 1600만 원의 보조금을 문체부 등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전용해 정산 지침을 위반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미 개발한 제품을 새롭게 개발한 것처럼 제출해 보조금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문체부는 '협업콘텐츠 기획개발 지원' 사업을 실시하면서 F 단체를 보조사업자로 선정하고 국고보조금을 교부했다. 다만, F 단체는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달리 제품 개발 능력이 없어 자체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기성 제품에 장식품을 추가로 부착한 제품을 사업 결과물로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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