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선대회장 ‘신경영 30주년’ 정신 잇는다 [다시 쓰는 삼성 '초격차']

입력 2023-10-18 17:00 수정 2023-10-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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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이건희 선대회장, 韓 기업 이정표 제시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19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 임원 등에게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19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 임원 등에게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지금 변하지 않으면 절대 일류는 될 수 없다. 영원히 변해야 한다. 안 변하면 일류로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1993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모인 삼성의 경영진들 앞에서 ‘변화’를 당부했다. 여기서 나온 발언이 그 유명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다. 이렇게 시작된 ‘신경영’은 삼성 혁신의 원동력이자 ‘초격차 DNA’를 향한 굳건한 이정표가 됐다.

신경영 30년이 지난 지금, 삼성전자는 기로에 서 있다. 전 세계의 자유무역 기조가 무너지고, 자국 우선주위와 블록화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이 일류로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변화가 절실하다.

▲한국경영학회는 10월 18일(수)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 (박민웅 기자 pmw7001@)
▲한국경영학회는 10월 18일(수)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 (박민웅 기자 pmw7001@)

18일 한국경영학회는 삼성글로벌리서치 후원으로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 대해 삼성 안팎에선 이건희 선대회장 추모와 동시에 그의 혁신 철학을 재조명하며 삼성 특유의 ‘초격차’ 경영을 이어나가자는 독려 메시지로 해석한다. 삼성은 “고인의 리더십과 사회공헌, 삼성 신경영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학술대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학술대회엔 김재구 경영학회장,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국내외 석학, 삼성 관계사 임직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황식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이 선대회장은 기업 인재와 기술을 중심으로 국가 사회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다”며 “신경영 정신을 재조명해 한국 기업 미래 준비에 이정표를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초청 연사들은 삼성 신경영을 기술, 전략, 인재, 상생, 미래세대, 신흥국에 주는 함의 등 6가지 관점을 분석하고 30년 전 신경영 선언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2017년 세계 1위 ‘경영 사상가’로 선정된 로저 마틴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이건희 선대회장에 대해 “전략 이론가이자 통합적 사상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물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해)’식 사고방식이 아니라 사물과 세상은 바뀔 수 있다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삼성을 경영했다”고 말했다.

컬럼비아대 리타 맥그래스 경영대 교수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체계로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삼성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신경영’을 계승하고, 현시점에 맞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학·인문학 분야 권위자인 김상근 연세대 신학대 교수는 이 선대회장에 대해 “대규모 고용 창출로 수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면 ‘대기업 리더’, 선의에 기반한 자선가로서의 면모를 갖추면 ‘시대정신’이라고 역사는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이 피렌체의 르네상스를 이끈 시대정신이라면, 한국에서는 이건희 선대회장과 일가가 그에 필적할 만한 업적을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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