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인사 앞둔 KT...김영섭號 'LG式 실용주의' 이어갈까

입력 2023-10-19 05:00 수정 2023-10-1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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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공백에 2년 만의 인사ㆍ조직개편…순혈ㆍ보신주의 혁파 의지
"나이ㆍ직급 상관없이 역량 볼것"…취임 직후 '실용주의 인사' 예고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8월 30일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KT)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8월 30일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KT)

‘김영섭호 KT’가 2023년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차기 대표 선임이 난항을 겪으면서 정기인사와 조직 개편이 상당 기간 미뤄진 탓에 외부 전문 경영인 출신 김영섭 대표의 새로운 인사철학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최고경영자(CEO) 교체 과정에서 드러난 KT 리더십 위기가 ‘내부 이권 카르텔’로 지목되면서 대대적인 인사 태풍도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임금·단체협상이 한달여 만에 타결되면서 18일 KT스카이라이프를 시작으로 계열사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성장성이 낮거나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제외한 계열사를 중심으로 업무파악에 나서며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매년 인사를 11월에서 12월 초 사이에 진행했다. 하지만 장기간 이어진 경영 공백으로 인해 2021년 이후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지 못했고 52개 계열사에 대한 인사 역시 올스톱 상태다. 현재 승진 대기 중인 상무보급 임원만 50명에 이른다. 때문에 김 대표가 취임 직후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상무 이상의 임원급을 대상으로는 인사 폭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KT는 이석채 전 KT 회장, 황창규 전 회장 등 외부 출신 대표가 등장할 때마다 구조조정을 경험했다.

또한 KT 그룹 내부에서는 LG맨 출신인 김 대표가 KT에서도 순혈·보신주의 혁파하고, ‘실용주의’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는 LG CNS 시절도 연일 실용주의 경영을 강조해왔다. 그는 2015년 취임과 동시에 사업조직을 조정 및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을 폐지하고 일부 사업은 공공사업부문으로 통합했다. 2016년부터는 “기술 전문가”를 강조하며 직원을 대상으로 ‘기술역량 레벨’ 평가제도를 도입해 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역량이 뛰어나면 더 많은 연봉과 더 빨리 승진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했다.

LG식 실용주의 문화는 KT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8월 30일 취임식에서도 임직원들을 향해 “역량과 실력이 중요하고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나이와 직급과 관계없이 뛰어난 역량이 있으면 핵심 인재로 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KT 이사회 역시 김 대표를 선택한 이유로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경영 체계 정착 및 기업문화 개선 의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LG 시절에도 임직원들에게 전문가가 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며 역량과 기술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했다”며 “KT는 조직 규모가 거대한 만큼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기 쉽지 않겠지만, 결국 경영 효율화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 대표는 불필요한 형식을 과감히 버리고 실질적인 일에 더욱 집중하는 문화를 조성하는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LG CNS 시절 각 사업부의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100가지 보고할 내용이 있어도 가장 중요한 3가지만 보고하라는 등 중요하고 급한 일을 핵심만 빠짐없이 보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김 대표는 KT 대표 후보 시절에도 “보고서를 한 장으로 만들어서 보고하라”고 주문하며 디테일과 실용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LG의 고객가치 혁신 문화도 KT에 이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LG에서 근무할 때 늘상 입에 달고 다닌 말이 고객이었다”며 “이런 것을 생각하는 빈도나 절실함에 대해 좀 더 생각을 해야 된다고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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