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이 전부가 아니다...RSU부터 팬텀스톡까지 ‘성과 보상의 변신’

입력 2023-10-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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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대신 자사주 지급 'RSU'…양도조건 걸어 대량매도 리스크↓
한화ㆍ두나무ㆍ네이버ㆍ크래프톤 도입…주식지급 없지만 배당금 '팬텀스톡'

과거 스톡옵션에만 머물렀던 기업들의 성과 보상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가 떠오르며 관련 정책 논의가 급부상한 가운데, 해외에서는 이른바 가상주식이라 불리는 ‘팬텀 스톡’, ‘RSA’ 등 새로운 방식이 떠오르고 있다.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 두나무는 17일 임직원에 RSU(Restricted Stock Units,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을 지급하기 위해 자기주식 15만 5818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약 130억 원 어치이다. RSU는 근속연수나 매출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보상제도이다. 두나무는 2020년에 RSU를 도입한 이후로 그동안 꾸준히 임직원에게 RSU를 지급했다.

RSU는 자사주를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 할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의 대안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주가 하락에 대한 리스크가 적고,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할 때를 제외하고는 주주총회 결의 의무가 없다. 또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하므로 임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주가 변동을 유도하거나, 특정 시기에 주식을 대량 매도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RSU와 같은 조건부 주식이지만, 계약 즉시 주식을 지급하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환수하는 RSA(Restricted Stock Award, 양도제한조건부주식 보상)방식도 있다. 2020년 한화그룹이 국내에서 RSU를 처음으로 도입해 주목을 받았고, 현재 두나무·네이버·크래프톤 등 많은 기업들이 해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벤처·스타트업에서 RSU를 도입을 촉진하겠다며 관련 제도 개선에 나섰다. 현행법상 이익이 나지 않은 자기자본잠식 상태의 비상장사는 자사주를 살 수 없어, 아직 국내 벤처·스타트업이 RSU를 도입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조건부 주식(RS)이 경영권 방어가 중요한 초기 스타트업보다는 사업이 궤도에 오른 안정적인 기업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다. 이에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는 실제 주식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주식과 연계된 다양한 성과 보상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팬텀스톡’(Phantom Stock)이다. 팬텀 스톡은 실제 회사 주식을 제공하지 않지만 주식을 소유함에 따라 누릴 수 있는 보상, 배당금 등을 제공한다. 일명 그림자 주식이라고도 불린다. 가상 주식이 부여된 날부터 특정기간 동안 주가 상승분만 지급하는 ‘Appreciation only’ 방식과 행사 시기의 주가만큼 현금을 모두 지급하는 ‘Full value’ 방식이 있다.

팬텀 스톡과 비슷한 주식 평가 보상권(SAR·Stock Appreciation Right)도 있다. 일정 기간 동안 회사 주식의 가치 상승분에 상응하는 보상을 지급하는 일종의 보너스이다. 실제 주식을 갖고 의결권 등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주식 가치 상승분 만큼만 주식이나 현금으로 보상으로 받는다.

기업 주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드박스의 서광열 대표는 “회사 규모와 시장 상황에 따라 RSU, 팬텀스톡 도입을 문의하는 기업이 확실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우리도 발맞춰 스톡옵션 외에 주식 보상을 부여,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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