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정부와 민간이 원팀을 이뤄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 나가야만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대외경제정책연구원 공동 2023년 정책세미나'에서 '글로벌 금융환경의 변화와 한국의 금융 글로벌화'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의 디지털화와 지속가능금융의 확산 등 금융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실물경제는 성숙단계로 접어들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의 확보 없이는 저성장 기조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금융 글로벌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 부위원장은 "글로벌 시장의 크기는 무한대에 가까우며 그 편익이 한계가 없다는 측면에서 아웃바운드(Outbound), 즉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과 해외금융투자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며 "한국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상품 수출 대안의 일부로 금융 수출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도 금융 글로벌화를 위해 △자본시장의 선진화 △글로벌 금융환경에 부합하는 금융인프라 구축 △글로벌 경쟁을 위한 혁신역량 강화 △체계적 지원절차 마련 및 낡은 규제 정비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의견도 개진됐다. 이윤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글로벌 디지털 금융중심지 육성 전략'을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금융중심지의 위상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우리나라가 디지털 금융중심지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금융 관련 규제자유특구 도입 등 법적 제도의 정비, 글로벌 핀테크 생태계 허브 구축 및 디지털 금융 글로벌 테스트베드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글로벌 금융사 유치 활성화를 위한 금융중심지 전략 내실화 방안'을 발제한 현정환 동국대 교수는 유치대상과 경쟁자를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며 홍콩·싱가포르 등 경쟁도시로부터 금융회사들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금전 혜택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또한,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Blur)' 시대에 맞춰 해외 핀테크, 빅테크 기업의 유치 및 금융국제기구 유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투자회사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을 주제로 "국내 금융투자회사의 해외진출이 크게 증가했으나 국내 증권사의 해외 점포 수익 비중이 글로벌 투자은행(IB)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낮고 자기자본 등 규모 면에서도 아시아 10위권 내에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투자산업에 대한 SWOT 분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 특화 자회사 설립·육성과 연기금 및 대기업을 동반한 해외진출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순대외자산 흑자 시기 금융국제화 방향'을 발제한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NIIP)이 2014년 흑자로 전환된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다"며 "이는 금융안정화와 금융국제화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해외진출을 위한 규제개선과 금융부문 개발협력 확대 등 금융산업 국제화가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제도와 틀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며 "외환건전성 부담금, 선물환포지션 한도 등 건전성 조치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