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올해보다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제조업 뿌리업종으로 좁혀보면 기업 과반이 외국인 근로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들이 내국인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300인 미만 주요 업종별 기업 615개 사를 대상으로 '외국인 근로자 활용현황 및 정책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2024년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에 대해 '올해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36.9%로 나타났다. '올해수준 유지'라는 응답은 58.7%, '올해보다 축소'라는 응답은 4.4%로 각각 집계됐다.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업종별로 차별화됐다. 특히 제조업에서 42.5%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주조, 금형, 용접, 로봇, 센서 등 뿌리업종으로 좁히면 50.3%로, 과반이 외국인 근로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건설업은 17.2%, 서비스업은 21.0%에 그쳤다.
내년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답변한 기업이 생각하는 적정 도입 규모는 평균 15만10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근로자 확대를 요청한 뿌리업종 기업의 2024년 외국인 근로자 적정 도입 규모는 이보다 높은 평균 16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이유를 물은 결과, ‘내국인을 구하기 어려워서’라는 응답이 92.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내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아서’라는 응답은 2.9%, ‘낮은 이직률’이라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외국인 근로자 활용 확대를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에 관해선 '사업장 변경 제한 등 불성실 외국인에 대한 제재 강화'라는 응답이 51.1%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어 교육 지원 강화' 33.2% △'외국인 근로자 체류기간 연장' 29.4% △'사업장별 고용허용 인원 확대' 20.7% 순으로 많았다.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뿌리업종 제조업체의 50.3%가 내년도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할 정도로 현장의 인력난은 여전히 심각하다”며 “중소제조업체의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2024년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가 최소 15만 명 이상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생산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수요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국가 성장동력 확보 및 인력수급 불균형에 대한 능동적 대처를 위해 ’이민청 설립‘을 포함한 우리나라 외국인력 정책의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