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총선서 우파 강세…표심 보수화 영향”

입력 2023-10-23 09:12 수정 2023-10-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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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성향 제1당 SVP 28.6%로 1등 예상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승리”
“이민ㆍ생활비 중심 선거활동이 비결”
“직전 총선 인기 끈 기후문제 뒷전”

▲마르코 치에사 스위스국민당(SVP) 대표. AFP연합뉴스
▲마르코 치에사 스위스국민당(SVP) 대표. AFP연합뉴스
스위스가 22일(현지시간) 실시한 총선에서 우익 성향의 제1당인 스위스국민당(SVP)의 득표율이 강세를 나타냈고 직전 총선에서 약진했던 녹색 계열 정당의 득표율은 낮아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총선 예측조사 결과에 따르면 SVP의 득표율이 28.6%로 가장 많은 표를 얻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여론조사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승리이며, 2015년 SVP의 득표율 29.4%에 가깝다.

이어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 18.0%, 중도당(SP) 14.6%, 급진자유당(FDP) 14.4%, 녹색당(GPS) 9.4%, 녹색자유당(GLP) 7.2% 등으로 득표율이 예상됐다.

SVP의 득표율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직전인 2019년 총선 대비 2.95%포인트(p)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제2당인 사회민주당은 1.16%p, 중도당은 0.77%p의 득표율 상승이 점쳐졌다.

2019년 총선에서 득표율 상승과 함께 녹색 바람을 일으켰던 녹색당과 녹색자유당의 득표율은 이번에 각각 3.82%p, 0.56%p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마르코 키에사 SVP 대표는 “이주와 불법 이민 등의 문제에 집중한 결과 승리를 거뒀고, 이는 스위스 국민의 목소리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SVP가 공고한 입지를 다지고 녹색 정당들의 득표율이 눈에 띄게 하락한 이날 총선 상황은 표심이 보수화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4년 전 총선에서는 폭염을 비롯한 이상기후가 스위스에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정책 노선으로 삼은 녹색 정당들이 약진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환경 이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시들해졌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SVP는 지난 20년 동안 이민과 경제 등 국내 문제에 초점을 맞춘 덕분에 가장 지지율이 높은 당이었다"면서 "SVP는 이번 총선에서도 이민에 대한 우려를 활용할 캠페인으로 성과를 거두며 최고의 총선 결과를 얻었다”라고 해석했다.

가디언도 현지 의원들의 발언을 인용해 SVP가 이민, 에너지 안보와 비용 문제에 초점을 맞춰 득표율을 높였다고 풀이했다. 또한 2019년 선거와 달리 중산층들이 치솟는 생활비, 특히 건강보험 관련해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으나 기후 문제에는 관심이 시들졌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각국에서 나타난 우익 성향의 표심이 스위스에서까지 나타났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아울러 라인 렌발트 스위스사회과학전문센터 선임 연구원인은 “이번 총선 결과는 전통적인 투표율로 회귀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스위스 지도부나 정부 구성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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