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분양가 부담에…수도권 청약 '옥석 가리기' 심화

입력 2023-10-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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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 조감도 (사진제공=롯데건설)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 조감도 (사진제공=롯데건설)

수도권 분양단지의 청약 성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여전히 세자릿수 안팎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열기를 과시하는 곳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미달이 쏟아지는 단지도 적지 않다. 대출금리와 분양가 상승으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향후 가치 상승 가능성, 가격, 조건 등을 신중하게 따지는 수요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에서 청약한 단지들의 경쟁률 편차가 크게 벌어졌다. 1순위 경쟁률이 평균 100대 1 이상을 기록한 곳도 있지만, 정반대로 1대 1에 미치지 못한 단지도 있다.

롯데건설이 공급하는 '검단신도시 롯데캐슬 넥스티엘'은 1순위 청약에서 177가구 모집에 1만9737건의 통장이 접수돼 평균 11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 1순위 마감됐다. 올해 인천 최다 청약접수인 동시에 최고 경쟁률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신설 역(가칭 101역)이 도보 4분 거리에 있는 초역세권 입지인 데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1억 원가량 저렴하게 나온 게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e편한세상 답십리 아르테포레'는 24가구 모집에 2393건의 청약이 들어오면서 9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타입이 1순위 마감됐다. 분양가가 인근 단지 실거래가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책정돼 비싸다는 평이 있었지만 '더블 역세권' 입지 등이 수요자의 관심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

'더샵 강동센트럴시티'와 'e편한세상 검단 웰카운티'도 각각 평균 59.3대 1, 21.5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더샵 강동센트럴은 천호역과 강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위치했고 광역교통망과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진 것으로 평가된다. e편한세상 검단 웰카운티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다.

이와 달리 '트리우스 광명'은 1순위 청약에서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신청해 평균 4.7대 1의 경쟁률에 머물렀다. 8개 타입 중 5개 타입이 미달됐다. 광명 내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분양가가 높았던 게 주요인으로 꼽힌다. 트리우스 광명은 전용 84㎡ 기준으로 앞서 분양한 '광명자이더샵포레나'보다 1억 원 이상 비싸게 분양했다.

'힐스테이트 수원파크포레'는 431가구 모집에 218건만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1대 1을 밑돌았다. 주변 단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가 흥행 실패 원인으로 거론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연초 정부의 규제 완화로 청약 문턱이 낮아지면서 한동안 투자와 실수요가 적극적으로 유입되는 모습이 나타났었는데 최근엔 대출금리와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옥석 가리기 경향이 강해졌다"며 "최근 청약시장의 성적표는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금리가 지속된다는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고 경기는 부동산 활황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이란 점 등을 고려하면 입지와 가격, 향후 상승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지는 수요자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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