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키움證, 올해만 2번째 대규모 미수금 발생…유의미한 실적 악화 우려”

입력 2023-10-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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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인해 키움증권이 내부리스크 또는 영업기반 훼손으로 이어질 경우 유의미한 실적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키움증권은 지난 2분기에도 CFD(차액결제거래)와 관련해 국내 증권사 중 최대 규모인 약 800억 원의 충당금 손실을 떠안은 바 있다.

23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키움증권에 대해 "CFD 사태에 이어 위탁매매 관련 대규모 비경상비용이 발생한 것이 올해 들어 2번째이며, 타 증권사는 선제적으로 증거금률을 인상한 점과 대비해 회사 리스크관리 역량 및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영풍제지 관련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가 약 4943억 원에 이른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키움증권 당기순이익(4931억 원)과 맞먹는 규모로, 지난 상반기 말 키움증권 자기자본(4조3000억 원)의 11.4% 수준이다.

영풍제지 주가가 18일 전일 대비 30% 넘게 폭락해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19일 금융당국은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에 대해 시세조종 의혹 혐의로 매매거래를 정지한 상태다.

키움증권은 "거래정지 해제 후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이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거래재개 후에도 대규모 매도물량 출회에

따른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어 회수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회사가 직면하는 직접적 위험은 미수금 회수 불가로 인한 실적저하 가능성"이라며 "정확한 손실금액은 고객 회수율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나, 회수가 어려운 채권은 증권사의 대손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이번 사태로 키움증권의 리스크관리 역량도 도마에 올랐다. 증권사는 거래 종목별로 재무현황, 가격변동성, 유동성, 신용거래 비중, 기타 시장정보 등 다양한 요건을 검토하여 증거금률 및 신용거래 가능여부를 판단한다.

올해 상반기 위탁매매 점유율 상위 5개 증권사 가운데 키움을 제외한 미래·삼성·KB·NH 4개 사 신용리스크 관리를 위해 영풍제지 미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다. 그러나 회사는 하한가를 기록한 10월 18일에야 증거금률을 40%에서 100%로 인상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키움증권은 고객기반이 사업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최근 3개년 평균 순영업수익 대비 수탁수수료 비중은 58.9%로 국내증권사 평균(31.7%)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의 파급효과가 위탁매매 점유율 하락 ∙ 이자수익 축소 등으로 이어진다면 회사의 중장기적 이익안정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금융당국의 조사과정에서 키움증권의 리스크관리 및 내부통제시스템에 중대한 미비점이 드러나거나, 고객이탈 등 영업기반 훼손으로 이어져 중장기적 사업안정성이 하락했다고 판단될 경우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에 반영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의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 장기 신용등급은 'AA-, 안정적', 단기 신용등급은 'A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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