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북파 Vs 부산파 산업은행 이전 동상이몽

입력 2023-10-2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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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예금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KDB산업은행(산은) 본점 부산 이전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호남 또는 충청 등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을 얻으려는 표심 경쟁에 불이 붙을 수 있어 21대 국회 회기 내 관련 법 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5월 산은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고시했고, 산은은 7월 부산 이전 계획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모든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보내는 내용의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보고했다. 금융위와 산업은행은 온전한 이전 효과를 위해 최소 인력 100여명만 남기고 모든 조직·기능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안을 택했다.

금융위가 본점 이전 계획안 승인 절차와 관련해 법 개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공은 민주당으로 넘어온 모양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도 지역별 동상이몽이 드러나고 있다.

부산 남구을이 지역구인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달 5일 부·울·경 당내 의원들(김두관·김정호·민홍철·이상헌·전재수·최인호)과 뜻을 모아 산은 본점을 부산 금융중심지에 두도록 하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들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부·울·경이 새롭게 성장하려면 가덕신공항 건설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필수”라며 산은 부산 이전을 위해 여야 지도부를 모두 만나 선언에서 그치지 않는, 실질적인 법 개정 협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24일 정무위 산은 대상 국정감사에서도 박 의원은 “국가는 어쨌든 골고루 잘 살게 하는 게 일”이라며 “수도권은 IT, 반도체, 바이오를 중심으로 성장을 했다.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 양산시을 지역구인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산은 본점을 서울특별시로 하는 규정을 삭제하고 대한민국 어디든 소재를 둘 수 있도록 하는 산은법 개정안을 지난해 6월 발의했다.

반면 금융중심지 개발이 유야무야되고 있는 호남 지역에서는 지역 균형 발전 취지라면 부산보다 더 낙후된 전북 등의 지역으로 보내야 한다는 입장도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민주당 의원(전북 전주시병)은 국감에서 “만약 산업은행을 균형발전을 위해서 낙후지역으로 이전한다고 하면 전북과 같은 곳으로 가야 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60개 산업은행 지점 중 8개가 동남권에 있어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것”이라며 “해양산업금융본부와 동남권투자금융센터도 이전을 하는 등 수도권과 맞먹는 규모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산은이 이전한다고 해서 과연 동남권 제조업 부흥을 위한 금융 지원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고, 전북은 국민연금 등 중장기 투자를 해 온 기관이 있어서 산은 입장에선 오히려 국민연금과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게 훨씬 낫다”고도 했다.

산은 이전을 위해서는 현행 산업은행법 제4조 ‘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규정을 법 개정을 통해 바꿔야 한다. 특히 금융위가 산은법 개정 전에는 부산 이전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게 된 셈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에 법 개정 협조를 해오고 있지만, 야당 내 이견까지 더해져 연내 법 개정과 이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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