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배 타고 내려온 北 주민들 첫 마디…“여기 어딥니까”

입력 2023-10-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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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4명이 24일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 아래로 내려와 속초 앞바다에서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된 가운데 이날 오후 군 당국이 소형 목선을 양양군 기사문항으로 예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주민 4명이 24일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 아래로 내려와 속초 앞바다에서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된 가운데 이날 오후 군 당국이 소형 목선을 양양군 기사문항으로 예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주민 4명이 24일 새벽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했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오전 7시 10분경 속초 동쪽 약 1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이 북한 소형목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어민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한 속초해경 순찰정이 현장에서 북한 주민 4명이 승선 중인 것을 확인하고,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귀순한 북한 주민은 각각 남성 1명, 여성 3명으로 총 4명이다. 이들은 귀순 의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들을 상대로 합동 신문을 진행해 구체적인 인적사항과 항해 경로, 귀순 의사의 진정성 등을 판단할 방침이다.

해경이 출동하기 전까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던 북한 주민들의 상황도 전해졌다.

이날 오전 7시 10분쯤 강원 속초 동방 11㎞ 해상에서 3.5t급 어선을 끌고 혼자 조업 중이던 어민 A 씨는 목선 1척을 발견했다. 목선의 외형이 국내 어선과 확연히 달라 “이상한 배가 있다”며 해경에 신고했다는 설명이다.

이로부터 약 5~10분 뒤 목선과 가까이 있던 또 다른 어선에서 홀로 조업하던 임재길(60) 씨가 두 번째 신고를 했다. 북한에서 온 배임을 확인한 임 씨는 무전을 통해 속초어선안전조업국에다 해당 사실을 알리며 조치를 요청했다.

목선에 타고 있던 남성이 임 씨에게 가장 먼저 건넨 말은 “여기가 어디냐”였다. 임 씨가 “강원도 속초”라고 답하자, 북한 남성은 배를 임 씨 어선에 바짝 붙여 밧줄로 두 배를 묶고는 목선으로 돌아가 담배를 피웠다.

임 씨는 ‘배 위에서 지낸 지 며칠 됐나’ 싶어 생수 1병과 담배 1갑을 남성에게 건넸다. 남성은 파도를 맞아 얼굴에 소금기도 보였다. 임 씨는 “‘북에서 왔소?’라고 물으니 이해를 못하더라”며 “재차 ‘북한에서 왔어요?’ 하니 (남성이) 고개를 끄덕이더라”고 전했다.

군 초계기가 목선 위를 맴돌자, 남성은 당황하고 불안한 듯 초계기를 자꾸 쳐다봤다. 임 씨는 “괜찮다. 조금 있으면 해경이 온다”며 그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북한 남성은 “언제 타고 왔느냐”는 임 씨의 물음에는 “오늘 아침에 타고 왔다”고 답했다.

임 씨가 목선 위에서 발견한 주민들은 30대로 보이는 남성·여성 각 1명과 50대로 접어들었을 것으로 보이는 여성 1명 등 총 3명이다. 남성은 옷에 기름기가 있고 장화를 착용한 게 작업복 차림 같았고, 여성들은 평상복 차림에 젊은 여성은 흰색 계열의 깨끗한 운동화를, 나이 든 여성은 검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고 한다. 목선에 총 4명이 승선해 있었고, 이들이 가족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들은 임 씨는 “나이 든 여성이 선실을 반복해서 드나든 것으로 봐서 그 안에 아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젊은 여성은 임 씨 배를 살피더니 “한국 배가 참 좋네요”라는 이야기도 했다.

북한 주민들은 임 씨에게 ‘귀순’ 의사는 일절 표명하지 않았다.

임 씨는 “배를 40년 넘게 탔는데 도저히 배로 보이지 않았다. 하도 궁금해서 가봤다. 보니까 경운기 엔진을 달고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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