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으로 치닫는 유럽경제...“연말 경기침체 와도 놀랍지 않다”

입력 2023-10-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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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유로존 PMI 46.5, 경기 위축 심화
독일과 영국 PMI도 부진
우크라이나 이은 이스라엘 전쟁에 부담
긴축 고수하던 ECB도 고민

유럽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을 필두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회원국과 영국 경제가 나란히 부진하면서 연말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집계한 10월 함부르크상업은행(HCOB) 유로존 제조업·서비스업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9월 47.2에서 46.5로 하락했다. 5개월 연속 하락세인데다가 이 기간 낙폭은 2020년 11월 이후 가장 가팔랐다. 통상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으로 판단하는데, 유로존 경제는 부진의 늪에 더 깊이 빠진 상황이다.

사이러스 데 라 루비아 HCO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며 “하반기 유로존이 완만한 경기침체를 겪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총평했다.

이미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진 독일은 상황이 더 나빠졌다. 종합 PMI는 9월 46.4에서 10월 45.8로 떨어져 4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처했다. 제조업 PMI는 39.6에서 40.7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위축 상태이며 서비스업 PMI는 50.3에서 48.0으로 위축 전환했다.

데 라 루비아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은 마지막 분기를 좋지 않은 분위기에서 시작하고 있다”며 “종합 PMI 하락은 독일의 경기침체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이후 좀처럼 경기둔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월 제조업 PMI는 45.2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와 9월 수치를 모두 웃돌았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 확장 기준선인 50과는 거리가 멀다. 또 서비스업 PMI는 시장 예상과 달리 49.2까지 떨어지면서 9개월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크리스 윌리엄슨 S&P글로벌마킷인텔리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 경제는 10월에도 경기불황을 겪었다”며 “생활비 상승과 금리 인상, 수출 감소 등이 3개월 연속 생산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확실한 경제 환경에서 전망이 어두워짐에 따라 앞으로 몇 달 동안 생산은 어려워질 것”이라며 “당장은 경미하지만, 경기침체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유럽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급격하게 악화했다. 최근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 변동성마저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경고음이 나오면서 12월 있을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CB는 최근 10번의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수신금리는 연 4%라는 역사적인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그런데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아직 높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 설문에서는 응답자인 이코노미스트 85명 모두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티시스의 디르크 슈마허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는 와중에 터진 이스라엘 전쟁이 석유시장에 연쇄 효과를 일으켜 새로운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됐다”며 “동시에 경제 성장에 대한 하방 위험도 증가하면서 ECB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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