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하락·수요예측 홍수 이긴 가을 IPO 새내기주들 ‘나홀로 질주’

입력 2023-10-29 13:00 수정 2023-11-0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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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IPO 기업 공모가, 희망공모가 상단 초과
상장일 주가 54% 강세…두산로보틱스 첫날 98% 상승
한싹·레뷰코퍼레이션·신성에스티도 50% 이상 올라
수요예측일 확대·신규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 영향
11월 최대 IPO 성수기…서울보증보험 철회 등 시장 위축 우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5일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협동로봇 제조기업인 두산로보틱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채남기 한국IR협의회 회장,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우용 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5일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협동로봇 제조기업인 두산로보틱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채남기 한국IR협의회 회장,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정우용 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 (사진=한국거래소)

가을 기업공개(IPO) 수요예측 경쟁 과열과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증시 새내기주들이 나홀로 질주하고 있다. 상당수 공모주들은 공모 희망가를 넘겨 공모가가 결정되는가 하면 국내 증시 급락에도 상장 당일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수요예측일과 신규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에 따른 영향 덕분이다. 다만 중동 전쟁 확산 우려, 미국 국채 금리 급등, 경기불황 우려 등에 증시가 고꾸라지면서 IPO 시장에도 이른 한파가 불어 닥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각각 6.58%, 11% 하락했다. 반면, IPO 종목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평균 5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스팩·이전상장 제외, 신규상장 기준). 이는 상장 첫날 제한폭을 해제한 6월 26일부터 9월 말 평균의 44.63%보다 높은 것이다. 지난해 10월 상장종목들의 경우 평균 수익률은 34.09%였다.

통상 매년 10~11월은 신규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이 가장 많이 진행되는 성수기로 꼽힌다. IPO 상장기업수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강세가 뚜렷하며, 분기로는 4분기, 월 기준으로는 11월, 7월, 10월 순으로 많이 진행된다. 다만, 공모가는 신규상장 기업수와는 반대 추세를 보여왔다. 수요예측이 많은 성수기에는 공모희망가 대비 확정가가 약하기 때문이다. 단기간 진행되는 일정에 수요예측 기업수가 많아지면서 시장 관심이 분산되는 탓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IPO 성수기에 공모확정가가 강세를 나타내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달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는 희망 공모밴드가격(2만1000~2만6000원) 상단인 2만6000원에 확정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신성에스티(2만6000원)와 아이엠티(1만4000원), 레뷰코퍼레이션(1만5000원), 한싹(1만2500원), 워트(6500원), 퀄리타스반도체(1만7000원)는 희망공모가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했고, 퓨릿은 공모가 상단(1만700원)에 확정했다.

이들 기업은 상장 첫날 주가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 대비 97.69% 상승했다. 한싹(72%), 레뷰코퍼레이션(53.33%), 신성에스티(50.19%), 아이엠티(48.21%), 퓨릿(35.14%), 워트(33.08%)등도 30% 이상 수익률을 보였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이달 신규상장 기업의 공모확정가 강도는 +2다. 공모희망가 기준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가 확정된 기업은 +2, 상단은 +1, 상단 미만~하단 초과는 0, 하단은 -1, 하단 미만은 -2로 계산한 값이다. 지난해 10월 강도는 -0.7이었다. 최근 5년 평균값은 +0.3에 그친다.

10월 상장주들이 강세를 보인 이유는 6월 말부터 시행된 신규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60~400%)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과거 추세와 다르게 공모가가 공모희망가 기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고 있다”며 “신규상장일 가격 변동폭이 커지니 공모가격이 높아도 기대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11월도 IPO 최대 성수기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IPO 최대어로 꼽혔던 서울보증보험의 철회 등 시장 위축 우려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달 13~19일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서울보증보험이 IPO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LG CNS, 에코프로머티리얼즈, SK에코플랜트, LG CNS, CJ올리브영 등 다른 대어들의 상장 계획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상장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케이뱅크, 오아시스 등도 상장 작업을 미룰 가능성이 커졌다.

IPO 시장 관계자는 “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 경기불황 우려,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국내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전세계 증시가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IPO 시장도 급격하게 얼어붙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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