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매일유업 상하목장, "유기농은 할 수밖에 없는 것"

입력 2009-05-2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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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회장 유지 계승... 매출 및 시장점유율 강화

전북 고창의 선운사 IC를 빠져나와 22번 국도와 77번 국도를 나와 30여분이나 또 가야 하는 외진 곳에 국내 유가공 업계에 한 획을 그은 공장이 있다.

지난해부터 양질의 우유와 치즈를 소비자들에게 싼 가격에 공급하기 시작한 매일유업. 매일유업의 유기농 유가공 공장이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96억원의 설비투자가 이뤄진 이곳은 ESL 시스템(Extended Shelf Life, 세균수가 적은 상위 등급 우유를 만드는 생산 시스템)을 적용해 2차 오염 가능성을 차단했으며, 2μm(0.01mm) 이하의 특수필터를 설치해 인체에 유해한 세균을 걸러내고 이물질 유입을 막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등 최첨단 설비를 뽐내고 있었다.

매일유업과 고창 지역 낙농가의 오랜 노력 끝에 지난해 6월 1일 5t에 불과했던 집유량은 1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18t으로 늘어났다.

특히 14명의 상하목장 주인들이 적은 수익을 감수하면서도 유기농 시장을 키우고자 하는 매일유업의 의지에 동참하면서 가격도 경쟁사의 유기농 제품보다 싸게 책정했다.

유기농 목장은 운영조건 자체가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젖소 1마리의 사용 면적과 방목장이 각각 17.3㎡, 34.6㎡ 이상이어야 하고 초지도 1마리당 916㎡ 이상이 갖춰져야 인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농약, 항생제, 수유촉진제 등이 함유된 사료는 사용할 수 없으며 오로지 유기농산물이나 그 부산물만 써야 한다.

이같은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시행 초기 40여 낙농가가 도전했지만 14곳의 낙농가만 남은 상황이지만, 매일유업과 고창 유기농 낙농가의 유기농 사업에 대한 의지는 대단하다.

상하목장주 중 한 명인 김정대 사장은 “수익은 관행농법으로 할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며 “유기농 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회사측도 유기농 시장 확대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종헌 매일유업 대표(사진)는 지난 22일 상하공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유기농 사업 진출 1년 만에 시장점유율 50%라는 성과를 거뒀다”며 “내년에는 유기농의 대중적인 확대에 중점을 둬 유기농 사업부문 매출을 500억원이상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세계 1위 유업체인 ‘다농’의 국내시장 재진출에 대해 “다농이 진출하면 국내 유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다농의 국내시장 진출에 크게 개의치는 않으며, 다농과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매일유업이 유기농 시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이유는 창업주인 고 김복용 선대회장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고 김 회장은 타계하기 하루 전날에도 고창 상하지역을 둘러보는 등 유기농 시장에 대한 열정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농가들과 협력해 고창을 유기농 메카로 만들고, 유기농 낙농가를 추가로 발굴하는 것이 과제”라며 “자유무역헙정(FTA) 타결로 해외 유제품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국산 유기농 제품이 인정받으면 살 길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대표는 이와 함께 떠먹는 요구르트 시장에 대한 진출 강화의지를 밝혔다.

그는 “전체 발효유 시장이 줄어들었지만 떠먹는 발효유 시장은 성장했다”며 “기존 타사 제품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의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점유율 올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이를 위해 내달 무색소, 저지방에 용기 하나하나가 배양탱크인 신제품 '퓨어'를 김연아 광고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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