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전성시대 맞았다”…SK·삼성은 선두 경쟁 ‘치열’, 마이크론은 ‘후발’

입력 2023-10-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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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3E (자료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HBM3E (자료제공=SK하이닉스)

바야흐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전성시대다. 인공지능(AI)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HBM 메모리 수요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도 최근 5세대인 HBM3E 양산 계획을 밝히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6일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 등 고부가 제품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린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게 중요해지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HBM을 가장 탁월한 제품으로 꼽는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 수요가 5년 간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HBM 시장도 같은 기간 연평균 60~80%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는 10% 안팎에서 내년에는 최소 5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3와 HBM3E의 내년 캐파(생산능력)가 현시점에서 솔드아웃(완판)됐다”며 “2025년까지 확대해 대부분의 고객사 및 파트너들과 기술협업 및 캐파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도 HBM 등 D램 부문이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어 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액은 1조7920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2분기(2조8821억 원) 대비 손실이 1조 원 이상 줄었다.

SK하이닉스의 HBM3 시장 점유율은 공급량 기준 95%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4세대 HBM 제품인 HBM3을 미국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8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5세대 제품 HBM3E 역시 최근 엔비디아에 성능 검증을 위해 샘플을 공급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를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전자 40%, 마이크론 10% 순이었다.

▲삼성전자 HBM3E 신제품 '샤인볼트' (자료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HBM3E 신제품 '샤인볼트' (자료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샐리콘밸리에서 개최된 ‘삼성 메모리 테크데이 2023’에서 HBM3E 제품 ‘샤인볼트’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전작보다 용량이 1.5배 늘어났고, 처리 속도는 약 50% 빨라졌다. 샤인볼트는 1초당 최대 1.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30기가바이트(GB) 용량의 초고화질(UHD) 영화 4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속도 측면에서는 SK하이닉스 HBM3E(1.15TB)보다 성능이 더 좋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후발주자인 미국 마이크론도 HBM 시장 참전을 선언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HBM3를 건너뛰고, HBM3E를 연내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HBM3E 매출을 연간 7억 달러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HBM 메모리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개발도 중요하지만 누가 먼저 양산에 성공하고,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층을 선점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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