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주’ 풀리는 에코프로비엠...에코그룹, 아직 바닥 아니다

입력 2023-10-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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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포항사업장. (연합뉴스)
▲에코프로비엠 포항사업장. (연합뉴스)

에코프로비엠이 자회사 지분 요건에 따라 다음 주까지 16만 주 장내매도를 예고했다. 장기적 성장세로 기대감을 모았던 이차전지 업황이 3분기 실적 부진으로 조정세를 겪는 가운데 계열사의 대규모 매도가 추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자사 3대 주주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이달 19일과 23일 24일 3거래일에 걸쳐 의결권있는 주식 2만9351주를 장내매도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에코프로비엠 주식은 16만 주에서 13만649주로 줄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다음 달 4일까지 보유하고 있던 에코프로비엠 16만 주(377억 원 규모) 전량을 처분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이 장내매도를 통한 지분 정리에 속도를 낸 이유는 자회사 행위 제한 요건 때문이다.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 법률)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율에 대해 규제를 받는다. 상장사는 30% 이상, 비상장사는 50% 이상 자회사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자회사 이외 계열사의 지분은 보유할 수 없다. 에코프로는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전환을 승인을 받았다. 이에 3년 시한인 내년 5월까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행위제한 요건을 이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에코프로비엠 주가다. 에코프로비엠은 올 상반기 이차전지 테마 열풍에 힘입어 장중 주당 58만 원선까지 급등했었다. 고공행진을 보였던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27일 장중 한때 19만6400원에 거래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19만 원선에서 거래된 것은 올 3월 이후 처음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 또한 이차전지 조정이 심화하기 전인 현 시점에서 주식 매도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에코프로비엠 종가는 20만3500원으로 전일보다 1.95%(3900원) 상승 마감했지만, 7월25일 종가 기준 고점인 46만2000원과 비교하면 절반도 채 안되는 수준이다.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실적은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를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7.6% 감소한 459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이차전지 업황이 원자재 가격 상승, 전기차 수요 둔화 장기화 등 영향으로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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