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저성장 우려 속 민간은 ‘안간힘’…정부 지출 ‘미흡’

입력 2023-10-29 12:00 수정 2023-10-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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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성장기여도, 3분기 연속 민간 기여도 하회
건전재정 기조·예산 집행 부진에 정부 소비 저조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북적한 시민들의 모습. (이투데이DB)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북적한 시민들의 모습. (이투데이DB)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1%대 저성장에 빠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에 대한 정부의 기여도가 민간(소비·투자)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29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계절조정계열 기준 전분기보다 0.6%(속보치) 성장했다.

계절조정계열은 기후, 명절과 같은 사회적 관습과 제도 등으로 인해 흔히 1년을 주기로 반복해 나타나는 변동현상(계절변동)을 원래의 통계에서 제거한 것이다. 2006년 1분기부터 한은이 실질 GDP 성장률 발표 시 계절조정계열(전분기대비)을 주지표로, 계절변동조정전 통계인 원계열(전년동기대비)은 보조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3분기(0.6%) 성장률 가운데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p)를 기록했다. 정부가 전체 성장률을 0.2%p가량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민간 성장기여도는 0.5%p로 성장률 상승을 주도했다.

정부의 성장기여도는 작년 4분기에는 0.9%p로 민간(-1.3%p)을 앞섰다. 그러나 올해 1분기와 2분기, 3분기엔 각각 -0.3%p, -0.5%p, 0.2%p를 기록해 민간 성장기여도(0.6%p·1.1%p· 0.5%p)를 3개 분기 연속 밑돌고 있다.

원계열로 했을 때 올해 1~3분기(전년동기대비 1.0% 성장) 정부 성장기여도는 0.46%p로 민간(0.46%p)와 같다. 1~2분기 정부 성장기여도(0.65%p)가 민간(0.05%p)을 앞섰지만 3분기엔 정부 성장기여도가 0.1%p로 민간 기여도(1.1%p)보다 크게 낮았다.

이는 성장률을 구성하는 정부 소비·투자가 민간 소비·투자에 비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정부 소비 증가율(전분기 대비)은 올해 1분기 0.4%, 2분기 -2.1%, 3분기 0.1%로 민간 소비(0.6%·-0.1%·0.3%)보다 낮다.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1.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다.

3분기까지 정부의 성장기여도를 보면 1%대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재정 역할이 미흡한 셈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사실상 긴축재정을 의미하는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재정적자를 줄이고, 국가가 빚을 내서 인위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지출을 줄이면 정부의 경기부양 능력이 감소하게 된다”며 “정부가 돈을 안 쓰면 경기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소득이 줄어 생산이 줄고, 생산이 줄어 다시 소득이 주는 악순환은 국가 지출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예산 집행 부진도 정부 소비·투자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8월 총지출은 425조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3조5000억 원 줄었다. 올해 본예산(638조7000억 원) 대비 총지출 진도율은 63.6%로 1년 전보다 5.5%p 감소했다.

경기 부진 등으로 세수가 제대로 안 걷혀 예산 집행이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올해 세수 결손분은 51조9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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