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도 실적 악화…‘홈쇼핑 블랙아웃’ 시위 더 번질까

입력 2023-10-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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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홈쇼핑 사업자 취급고 전년比 2.8%↓

매출액, 영업이익 각각 8.2%, 96.6% 급감
TV홈쇼핑 이어 데이터홈쇼핑 산업 하락세 진입
홈쇼핑업계 “송출수수료 부담” 아우성

홈쇼핑 시장에 불황의 먹구름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TV홈쇼핑에 이어 데이터홈쇼핑(T커머스)까지 수익 악화가 시작된 탓이다. 최근 TV홈쇼핑업계가 수익성 악화에 방송 송출 중단을 선언하는 ‘시위’가 데이터홈쇼핑업계에서도 나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9일 데이터홈쇼핑협회에 따르면 SK스토아, KT알파, 신세계TV쇼핑, 티알엔, W쇼핑 등 T커머스 사업자의 올해 1~3분기 누계 취급고는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든 3조969억 원이다. 취급고는 총 거래 금액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2% 감소한 83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6% 급감했다.

T커머스 업계 실적 악화는 이례적이다. 취급고를 살펴보면 2017년 1조1325억 원으로 시작해 2019년 2조6225억 원, 2020년 3조6879억 원, 2022년 4조3156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취급고가 꺾이면서 TV홈쇼핑과 함께 불황이 감지되고 있다.

T커머스는 TV와 리모컨만으로 상품정보 검색, 구매, 결제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TV홈쇼핑과 달리 전체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로 구성해야하고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이다. 업계는 TV시청 인구 감소, 송출수수료 등을 실적 악화의 주 이유로 꼽는다. 협회 관계자는 “TV시청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TV홈쇼핑과 똑같이 송출 수수료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TV홈쇼핑과 같은)홈쇼핑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생방송이나 화면 사이즈에서 제약이 따르는 것이 크다”고 했다.

TV시청 인구 감소, 송출수수료 증가는 T커머스 업계 문제만은 아니다. TV홈쇼핑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급기야 일부 업체는 방송 송출 중단(블랙아웃)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내달 20일부터 KT스카이라이프에 라이브 방송 송출을 통보했다. 당초 이달 20일부터 KT스카이라이프 전 권역 유료방송 서비스에서 라이브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재 요청에 따라 계약갱신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다.

CJ온스타일도 현재 LG헬로비전과 송출수수료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협상 종료 기일은 내달 15일이다. 앞서 이들은 한 차례 송출수수료 협상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종료했고 이후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롯데홈쇼핑도 딜라이브 강남케이블티브이에 송출 중단을 예고했으나 지난달 극적으로 송출수수료 합의에 이르면서 방송 송출 중단을 면했다.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송출수수료 총액은 1조9065억 원으로 2018년보다 33.3% 증가했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율은 65.7%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최근 TV홈쇼핑업체가 케이블 방송사(SO)에 송출 중단을 선언한 것에 대해 생존투쟁으로 본다. 지난해 기준 케이블TV방송 전체 매출 가운데 홈쇼핑 송출수수료의 비중이 41.9%를 차지한 탓이다. 방송수신료 매출이 34.1%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케이블TV방송을 TV홈쇼핑업체들이 먹여 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T커머스업계 불황이 이어질 경우 TV홈쇼핑업체와 같이 방송 송출 중단 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OTT와 유튜브 등의 성장과 동시에 TV시청인원은 줄어들면서 지난해 리오프닝 이후부터 홈쇼핑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됐다”면서 “방송 송출 중단은 홈쇼핑사업자들이 배수의 진을 친 것”이라고 말했다.

▲TV홈쇼핑 7개 법인 기준 송출수수료 5개년 추이 (이투데이 그래픽팀)
▲TV홈쇼핑 7개 법인 기준 송출수수료 5개년 추이 (이투데이 그래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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