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지한 모친, 이태원 참사 1주기에 흘린 눈물…"또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다"

입력 2023-10-2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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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배우 故 이지한.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이태원 참사로 사망한 배우 故 이지한. (사진제공=935엔터테인먼트)

이태원 참사로 아들을 떠나보낸 배우 故 이지한의 모친이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29일 故 이지한의 모친은 이지한의 SNS를 통해 "세상 그 모든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아들 지한아. 오늘이 너를 못 본 지 1년이 되는 날이라고 하네"라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모친은 "난 지금도 엊그제 널 본 것처럼 네 얼굴이 또렷한데 말이야. 두 달 전 네 생일에도 네가 오질 않았는데 못 본 지 1년이 되었다는 오늘까지도 너는 여전히 우리 옆에 없구나"라며 "네 모습이 아직도 내겐 너무나 생생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질 않는 게 있더라. 그건 너의 그 아름다운 눈빛이야"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기억을 해 내려 해도 너의 그 맑은 눈빛이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아서 엄마는 요즘 또 어제와는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어. 이태원 그 길 위에서 숨 막히는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라며 아들의 고통을 짐작했다.

그러면서 "10월 말의 차디찬 도로 위에 덩그러니 던져져 구조를 기다리던 네가 또 얼마나 등이 시리게 추웠을까를 상상하니, 엄마도 그 고통에 죽고 싶어 한 손으로 목을 조르고 코를 막아도 봤지만 몇 초 만에 나는 내 손을 비겁하게 떼었어"라며 "솜베게로 얼굴을 감싸고 숨이 멎어지는 그 순간까지 참아 보았지만 숨 못 쉬는 고통을 참지 못해 그만 얼굴을 들어버렸어. 너무 미안해 지한아"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모친은 "엄마가 죄인이야. 너를 구하러 엄마아빠가 이태원으로 달려가야 했는데. 그날 엄마라도 달려갔더라면 네가 그 차갑고 추운 길 위에서 구조도 못 받고 하늘나라로 가버리진 않았을 거라는 죄책감에 하루하루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구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엄마는 정말 이 정부가 싫다. 살려 달라고! 압사당할 거 같다고! 수화기에 또렷이 너희들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외면해버린 짐승들. 한 명도 죽지 않게 할 수 있었건만 도대체 왜! 정부는 예견된 참사에 대비하지 않았는지 매일 눈을 감고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고 분노는 너를 못 본 날수만큼 나날이 커져간다"라고 참담함을 드러냈다.

모친은 "그래서 엄마는 오늘도 다짐한다.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찾아보려 한다"라며 "매일같이 슬픈 엄마는 네게 준 적이 없던 하얀 쌀밥과 살 안 쪄서 좋아했던 달지 않은 과일을 가지고 어김없이 너를 찾아간다. 너의 그 맑고 착했던 눈빛이 사무치게 보고 싶구나. 엄마는 너를 너무 사랑했다. 엄마는 눈감는 그 순간까지 너를 사랑한다고 중얼거리며 눈을 감으려 한다. 조금 이따 만나자"라고 아들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전했다.

한편 故 이지한은 1998년생으로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현재 그의 부친은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아래는 故 이지한 모친 SNS 글 전문

세상 그 모든것과도 바꿀수없는 내 아들 지한아.
엄마야
오늘이 너를 못본지 1년이 되는 날이라고 하네.
난 지금도 엊그제 널 본것처럼 네 얼굴이 또렷한데 말이야.
두달전 네 생일에도 네가 오질않았는데 못본지 1년이 되었다는 오늘까지도 너는 여전히 우리옆에 없구나.
지한아
네모습이 아직도 내겐 너무나 생생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나질 않는게 있더라.
그건 너의 그 아름다운 눈빛이야.
아무리 기억을 해 내려해도 너의 그 맑은 눈빛이 도저히 기억이 나질않아서 엄마는 요즘 또 어제와는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어.
이태원 그 길위에서 숨막히는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
10월말의 차디찬 도로위에 덩그라니 던저져 구조를 기다리던 네가 또 얼마나 등이 시리게 추웠을까를 상상하니,
엄마도 그 고통에 죽고싶어 한손으로 목을 조르고 코를 막아도 봤지만 몇초만에 나는 내손을 비겁하게 떼었고, 솜베게로 얼굴을 감싸고 숨이 멎어지는 그 순간까지 참아 보았지만 숨 못쉬는 고통을 참지못해 그만 얼굴을 들어버렸어.
너무 미안해 지한아
엄마가 죄인이야
너를 구하러 엄마아빠가 이태원으로 달려갔어야 하는데.
그날 엄마라도 달려갔더라면 네가 그 차갑고 추운 길위에서 구조도 못받고 하늘나라로 가버리진 않았을거라는 죄책감에 하루하루를 도저히 견딜수가 없구나 .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방에서 다리를 오그리고 잠을 자야하고,
세상에서 가장 쓴 음식을 먹어야하며 , 목이말라 죽을거 같을때 겨우 물 한모금을 먹어야하며, 나는 내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나만 살아있음을 네게 미안해하며 살아야된다는 생각을 매일 매일 되뇌이곤 해.
네가 그런 엄마를 바라지 않는다는건 알고는 있지만 그게 진짜 엄마 속마음이야.

1년동안이나 너를 만나기위해 버스를타고 53번째 정거장에 내려 200미터를 걸어가는 그길이 항상 가슴에 돌덩이를 하나 데리고 가는것처럼 늘 낯설고 힘드는구나.
내가 왜 너를 만나기위해 그 길을 가야만 하는거니.
엄마는 정말 이 정부가 싫다.
살려 달라고 !압사당할거 같다고! 수화기에 또렷이 너희들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외면해버린 짐승들.. ..

한명도 죽지않게 할수 있었건만
도대체 왜!정부는 예견된 참사에 대비하지 않았는지 매일 눈을감고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않고 분노는 너를 못본 날수만큼 나날이 커져간다.
그래서 엄마는 오늘도 다짐한다.
너의 죽음이 헛되지않게 내가할수있는 모든일들을 찾아보려한다
매일같이 슬픈 엄마는 네게 준적이 없던 하얀 쌀밥과 살안쪄서 좋아했던 달지 않은 과일을 가지고 어김없이 너를 찾아간다.
지한아
너의 그 맑고 착했던 눈빛이 사무치게 보고싶구나.
지한아
엄마는 너를 너무 사랑했다.
엄마는 눈감는 그 순간까지 너를 사랑한다고 중얼거리며 눈을 감으려한다
조금이따 만나자..

2023.10.29.새벽4시.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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