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둠’이 된 머스크…“미래 전망 갈수록 암울해져”

입력 2023-10-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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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차대전으로 향하는 몽유병 빠진 것처럼 보여”
테슬라 주가, 머스크 불안감 표출에
18일 실적 발표 이후 15% 빠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옆에 X 로고가 보인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옆에 X 로고가 보인다. AFP연합뉴스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닥터 둠(비관론자)’이 돼가고 있다.

머스크는 여러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종말대비자(Doomsday Prepper)’다. 그는 기술을 통한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며 부와 명성을 얻었다. 그의 낙관주의 이면에는 자신이 피하겠다고 결심한 최악의 지구 종말 시나리오에 대한 집착이 있다.

그러나 최근 머스크는 자신이 이끄는 기업에 대한 경영상의 우려에서 지구적인 불안 요소까지 모든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머스크는 23일 자신 소유의 엑스(X·옛 트위터)가 주최한 온라인 토론회에서 “우리는 3차 세계대전으로 향하는 몽유병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며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적 충돌이 더 큰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모색하고 러시아와의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며 “현재 상황으로 인해 러시아가 중국과 더 큰 동맹을 맺게 되면 글로벌 분쟁에서 서구를 압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산업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갖고 있지 않다”며 “전쟁의 기초는 경제력, 기본적으로 상대방보다 얼마나 많은 탱크와 총, 드론을 만들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많은 사람이 미국의 군사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수년 연속 우승을 차지해 패배가 무엇인지 잊어버린 프로스포츠팀과 같다”며 “바로 그때 챔피언 팀이 패배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의 비관적 발언은 테슬라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테슬라는 18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약 15% 빠졌다.

당시 머스크 CEO는 “고금리가 기업 경영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경기둔화도 기다리고 있다”고 예언했다. 그러면서 “내가 2009년부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아와서 편집증이 더 심해졌다면 사과드린다”며 “2017~19년에도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으로 2009년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가 파산 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업계 전반이 휘청거린 일과 몇 년 전 테슬라 생산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최고조로 커졌을 때를 상기시킨 것이다.

그는 올여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설립하면서 창업 동기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묘사된 것과 같은 미래 종말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머스크는 이런 비관론에 대해 이미 그 스스로 해답을 제시했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수년 전 올린 트윗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들이되 일반적으로는 매우 낮은 확률을 부여해라”라며 “이제 인생에서 좋은 일들을 생각하고 그것들에 높은 확률을 부여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식에서 불안과 공포를 가져오는 것은 두뇌 시스템의 감정적인 힘을 약화시킨다”며 “쾌활한 운명론은 매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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