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주춤해도…'그사세' 100억 대 초고가 거래 '쑥'

입력 2023-10-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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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한남더힐' 103억 원,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100억 원 거래 체결

주택시장 상승 폭이 둔화하며 관망 기조가 뚜렷한 가운데, '슈퍼 리치'들이 매수에 나서는 하이엔드 주택 시장에서는 최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등 온도 차가 감지된다. 특히 서울 강남구 도곡동, 용산구 한남동, 성동구 성수동 등 하이엔드 주택이 밀집한 곳을 중심으로 실거래가 100억 원 이상의 최고가 거래가 이어지면서 '그들이 사는 세상'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모양새다.

3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는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장학파르크한남'으로, 최근 전용면적 268.67㎡(98평)이 180억 원에 팔렸다. 이는 2022년 4월 체결된 직전 거래가 135억 원에서 45억 원이 오른 값이다.

인근에 위치한 '한남더힐' 전용 240㎡(100평)는 103억 원에 거래돼 두 번째로 높은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들 단지는 대표적인 부촌 중 한 곳인 유엔빌리지에 밀집해 있다. 장학파르크한남에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빅뱅 태양·배우 민효린 부부 등이, 한남더힐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재계 유력 인사와 BTS, 김태희·비 부부 등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 198㎡(99평)은 100억 원에 매매됐다. 이 단지의 직전 거래는 2022년 4월 체결된 78억5000만 원으로, 1년 반 만에 21억5000만 원이 뛴 것이다. 인근에 위치한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206㎡(78평) 역시 직전 최고가(95억 원)에서 한달 만에 4억원이 뛴 99억 원에 거래됐다.

성수동 서울숲 일대는 두 단지를 비롯해 '트리마제' 등 고가 주택이 밀집해 최근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갤러리아포레의 경우 가수 지드래곤, 배우 김수현 등이 거주하고 있다.

또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 244㎡(99평)는 74억5000만 원에, '타워팰리스2차' 전용 243㎡(98평)는 71억8000만 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대치동 타워팰리스, 은마아파트. 노진환 기자 myfixer@
▲대치동 타워팰리스, 은마아파트. 노진환 기자 myfixer@

이 같은 하이엔드 주택 시장의 강세는 꾸준한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해당 상품들은 높은 가격 탓에 일반 고가 주택보다 진입 장벽이 높다. 하지만 유명 인사나 외부 노출을 꺼리는 부자들이 사생활 보호를 위해 필요로 하는 프라이빗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들 주택의 대기 수요는 풍부한 반면, 공급은 부족하다는 특성이 있다.

슈퍼 리치로 대표되는 주 구매층은 풍부한 현금 보유량을 갖춘 이들로, 주택 구매 시 금리나 시장 흐름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도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하이엔드 주택 시장은 금리나 경기 흐름, 유동성에 영향을 덜 받는 슈퍼 리치들이 매수에 나서는 그들만의 리그"라며 "일반 고가 시장과 달리 매물 자체가 잘 나오지 않고 공급 비탄력성 등 차별화된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시장 흐름과 완전히 분리돼 거래되진 않겠지만 프라이빗한 고급 주택에 대한 대기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최고가 거래가 체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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