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탕후루’, 열풍이 역풍으로…대표 국감 출석ㆍ식품법 위반까지

입력 2023-11-05 16:18 수정 2023-11-0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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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맹점 10배 이상 늘리며 승승장구…소아비만ㆍ당뇨, 식품위생 논란에 몸살

▲서울의 한 '달콤왕가탕후루' 매장  (사진=석유선 기자 heystone@)
▲서울의 한 '달콤왕가탕후루' 매장 (사진=석유선 기자 heystone@)

어린이·청소년층에서 선풍적인 인기인 프랜차이즈 ‘달콤왕가탕후루’가 위생 문제, 당 과다 섭취 등 논란에 휩싸이며 역풍을 맞고 있다. 최근 500호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인 가운데 이런 논란이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지 주목된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점검에서 달콤나라앨리스 제조공장(부산 동래구 소재)을 표시기준 위반(제조일자 미표시)과 자가품질검사 미시행으로 적발했다. 달콤나라앨리스는 국내 탕후루 프랜차이즈 1위 업체 달콤왕가탕후루(이하 왕가탕후루)를 운영하고 있다.

달콤나라앨리스는 제조공장에서 설탕이 함유된 기타가공품을 생산하는데, 제조일자를 표시하지 않고 이물질이 들어갔는지를 검사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생산한 가공품은 탕후루 제조에 쓰이는데, 원칙대로라면 3개월 주기로 이물 혼입 자가품질검사를 해야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달콤나라앨리스는 생산 이래 한 번도 검사를 하지 않았다.

▲'달콤왕가탕후루'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어린이 모델 (사진=달콤왕가탕후루 홈페이지 캡처)
▲'달콤왕가탕후루'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어린이 모델 (사진=달콤왕가탕후루 홈페이지 캡처)

문제가 된 가공품을 받아 사용하던 경남 거제 왕가탕후루 매장도 제조일자를 표시하지 않아 적발됐다. 경남 진주 왕가탕후루 매장은 직원이 건강진단을 받지 않아 법 위반 판결을 받았다. 관할 당국은 행정처분 후 6개월 이내에 재점검해 개선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왕가탕후루는 2017년 울산에서 1호점을 연 뒤 올해 들어 급성장한 프랜차이즈다. 지난해까지는 가맹점 수가 40여 개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500호점을 달성, 10배 이상 몸집을 키웠다.

인기가 치솟는 만큼 사회적 책임 문제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요 소비자가 어린이·청소년인 탓에 당 과다 섭취 우려가 크다. 김경곤 대한비만학회 부회장은 지난달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단순당의 경우) 담배, 니코틴, 마약 중독과 거의 비슷한 체계로 흘러가 뇌에서 도파민 같은 여러 신경 전달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한 번 길들여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탕후루 설탕 과소비와 관련해 출석한 정철훈 달콤나라앨리스 사내이사가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3.10.25 (사진=연합뉴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탕후루 설탕 과소비와 관련해 출석한 정철훈 달콤나라앨리스 사내이사가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3.10.25 (사진=연합뉴스)

이런 문제로 정철훈 달콤나라앨리스 대표는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소환됐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많은 학부모가 탕후루로 인한 소아비만과 소아당뇨를 걱정한다"고 지적하자, 정 대표는 "설탕 같은 경우 CJ와 계약을 맺고 가장 신선한 설탕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계속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영양성분 표시 여부 질의에는 "스타벅스에 가보니 성분 표시가 잘 돼 있었다"며 "식약처와 협의해 준비하고 있고, 바로 고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설탕이 주재료인 제품 특성상 취식 후 생기는 끈적끈적한 쓰레기로 인한 주변 상가의 불만도 크다. 특히 여름철에는 탕후루 꼬치와 종이컵에 묻은 설탕이 녹아내리는 사례가 많아 비판을 키웠다. 이에 왕가탕후루는 쓰레기 줍기 캠페인 등을 하고 있지만, 불만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급성장하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한철 때리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논란으로 브랜드가 타격을 받으면 결국 자영업자만 피해를 입는다"고 토로했다.

▲탕후루가 무분별하게 버려져, 길거리를 더럽히고 있는 모습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탕후루가 무분별하게 버려져, 길거리를 더럽히고 있는 모습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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