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트럼프, 판사에게 고함…자산 부풀리기 일부 시인

입력 2023-11-0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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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36억 달러 부풀린 혐의로 재판 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뉴욕 법원에서 열리는 자산 가치 조작 의혹 민사재판에서 증언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욕(미국)/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뉴욕 법원에서 열리는 자산 가치 조작 의혹 민사재판에서 증언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욕(미국)/AFP연합뉴스
45대 미국 대통령이자 2024년 공화당 대권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산 가치 조작 의혹 민사재판에서 과거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가치 평가에 일부 개입했음을 인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데 직접 관여했는지에 대한 검찰 측 추궁에 “회계사들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것을 주도록 사람들에게 말하고 승인했다. 어떤 경우에는 몇 가지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은행과 보험사를 속여 대출 등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공받기 위해 재무제표에서 부동산 자산을 36억 달러(약 4조8000억 원)까지 부풀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억5000만 달러의 '불법 이익'을 얻었다고 봤다. 그가 트럼프 제국을 건설하고 백악관에 입성하기까지 주요 바탕은 부동산 자산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뉴욕 민사소송뿐 아니라 다수의 형사 기소에도 직면해 있다. 미국 국민은 이번 재판이 TV로 중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행 과정을 볼 수 없었지만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공격적인 발언은 검찰과 판사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이날 증언을 위해 맨해튼 법정으로 향하는 길에 자신을 상대로 사기 사건을 제기한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을 비난하며 재판이 “선거 간섭”, “정치전”, “매우 불공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증인석에서는 “판사가 항상 나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리기 때문에 판사가 나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투덜거리기도 했다.

재판을 맡은 아서 엔고론 판사에 대해서는 “그는 나를 사기꾼이라고 불렀지만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며 “사기는 내가 아니라 법원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눈에 띄게 화가 난 것처럼 보였고 때로는 질문에 대해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면서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뽑아낸 듯한 길고 장황한 발언으로 판사를 반복적으로 화나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증인석에서 판사와 변호사에게 소리를 지르자 좌절감을 느끼고 변호사에게 의뢰인(트럼프)을 통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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