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2개월만 최저, 글로벌 경기둔화 기대…외인·보험 수요에 30년물 강세

입력 2023-11-0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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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 플래트닝...30년-10년 금리역전폭 5거래일만에 20bp 재돌파
아시아장서 미국채 약세+미국채 입찰 경계감+차익실현 매물에 전강후약
파월 연설+미국채 장기물 입찰 주목...국고채 30년물 물량공급 필요 제기도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이 강세로 장을 마쳤다. 주요 구간 금리는 2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다만, 장초반 강세를 상당폭 반납하는 전강후약장이었다. 장기물이 상대적으로 강해 일드커브는 플래트닝을 이어갔다.

중국 경제지표 부진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밤사이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미국채가 플래트닝된 영향을 받았다. 실제 밤사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4.26% 급락한 배럴당 77.37달러를 기록해 7월21일(77.07달러) 이후 4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채 30년물 등 초장기물 강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 수요와 함께 보험사의 스트립채 수요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역전폭은 5거래일만에 20bp를 다시 넘어섰다.

반면, 아시아장에서 미국채가 약세로 돌아선데다 미국채 입찰에 대한 경계감도 있었다. 최근 금리가 급락한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 등도 나왔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특별한 재료가 없는 가운데 전날과 아시아장에서의 미국채 흐름에 연동했다고 진단했다. 수요는 넘치는 반면 물량부족을 겪는 30년물이 유독 강했다고 전했다. 오늘밤 예정된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 연설과 미국채 장기물 입찰 수요가 추가 강세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다만 채권시장에 우호적 재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2년물은 1.4bp 하락한 3.866%로 9월14일 3.866%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3년물은 1.9bp 내린 3.868%로 9월15일 3.850% 이래 가장 낮았다.

국고10년물은 3.3bp 떨어진 4.022%를 보이며 9월25일 4.012%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국고30년물은 6.4bp 하락한 3.812%를, 국고50년물은 6.5bp 내린 3.768%를 보였다. 이는 각각 9월15일(3.772%, 3.746%) 이후 최저치다. 국고10년 물가채도 2.8bp 떨어진 1.210%를 기록하며 9월14일 1.205% 이후 가장 낮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3.50%)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36.8bp로 좁혀졌다. 국고채 10-3년간 스프레드도 1.4bp 좁혀진 15.4bp를 기록했다. 이는 9월27일 14.6bp 이후 최저치다.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역전폭은 3.1bp 더 확대돼 21.0bp를 나타냈다. 이는 1일(-26.8bp) 이후 재차 20bp대로 확대된 것이다. 시장 기대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0.5bp 떨어진 281.2bp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3틱 오른 103.07을 기록했다. 마감가가 장중 최저가였던 가운데 장중 고점은 103.22를 보였다. 장중변동폭은 15틱에 머물렀다.

미결제는 36만4246계약을 거래량은 14만4523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4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0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2724계약을 순매수했다. 반면 은행은 1695계약을 투신은 1035계약을 각각 순매도하는 모습이었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20틱 오른 107.79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마감가가 장중 최저가였다. 장중 고점은 108.28이었다. 장중변동폭은 49틱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16만6982계약을 거래량은 7만4041계약을 나타냈다. 원월물 미결제 15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4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1231계약을 순매수해 5거래일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금융투자는 1241계약을 순매도했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1틱을 10선은 저평 4틱을 보였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전일 국제유가 급락과 중국 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둔화 기대감으로 미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원화채도 강세로 출발했다. 특별한 재료가 없는 가운데 강세흐름을 이어가면서 미국과 마찬가지로 불플랫 장세를 보였다”며 “외국인의 30년물 매수 및 보험권의 스트립 수요에 따라 30년물 물량 부족에 따른 초강세로 30-10년 금리 역전은 20bp를 돌파하는 이상 장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장후반에는 아시아장에서 미국채가 약세로 전환한데다 금일 있을 미국채 입찰에 대한 경계감으로 강세폭을 크게 줄이며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밤 예정된 파월 연설과 오늘부터 있을 미국채 장기물 입찰 수요에 따라 추가 강세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금리에 우호적인 것인 것 같다. 30년물 초강세에 대한 물량공급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미국채 3년물이 예상수준보다 낮게 낙찰되고 신용카드 대출 증가로 3분기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지난달 중국 무역수지가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유가가 4% 급락하면서 미국채 금리는 장기물 위주로 하락했다. 미국장을 반영해 국내 채권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초장기물 강세로 최근 역전폭이 15bp까지 좁혀졌던 30-10년간 스프레드도 다시 20bp대까지 확대됐다”며 “최근 금리가 고점대비 30~40bp 가량 하락하면서 추가 강세보다는 시초가에서 다소 막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파월 의장 연설과 미국채 10년물 입찰을 앞두고 미국채 금리도 아시아장에서 반등하면서 강세폭을 일부 되돌리며 마감했다”고 말했다.

또 “큰 이벤트들을 소화하면서 전반적인 심리는 개선됐다. 다만 금리가 큰 폭 하락한 만큼 3년물 3.80%를 하단으로 두고 막히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미국장을 반영하면서 강세 출발했으나 장중 관망심리와 차익실현이 나오면서 강세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마감했다. 반면, 크레딧은 며칠사이 분위기가 매도 우위에서 매수 우위로 전환됐다. 향후 크레딧 강세 국면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간 급격히 내려온 금리에 대한 부담으로 듀레이션 베팅보다는 캐리 선호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런 추세는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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