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연내 통과 청신호…'지지부진' 1기 신도시 재건축 쾌속 엔진 달았다

입력 2023-11-14 15:40 수정 2023-11-1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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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용도 변경·용적률 상향 혜택…사업 기간도 단축
"재건축까지 10년 걸릴 수도…지나친 기대 경계해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 모습. (뉴시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 모습. (뉴시스)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노후도시특별법) 연내 통과 전망에 ‘파란불’이 켜졌다. 올해 초 발의 이후 여야 간 의견 대립으로 국회 내 표류를 거듭했지만, 야당에 이어 여당과 윤석열 대통령까지 법안 연내 처리를 공언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여기에 1기 신도시 핵심지인 분당 일대에선 재건축 선도지역 지정을 위한 통합 재건축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는 등 장외에서도 사업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14일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특별법이 연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논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역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이 관련법 통과에 미온적 태도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 연내 통과에 가속도가 붙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먼저 특별법 통과의 불씨를 댕긴 건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전날 주거환경개선특위에서 “1기 신도시 특별법을 연내 통과시킬 수 있도록 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다음 달까지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논의할 수 있는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는 22일과 29일, 다음 달 6일 세 차례 열린다. 아직 심의 법안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여야 모두 연내 통과를 공언한 만큼 최우선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1기 신도시 재건축 특별법은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폐기’ 가능성이 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앞서 여당과 야당 간 힘겨루기가 이어졌고,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이전 논란 등으로 정쟁이 격화하면서 1기 신도시 특별법 논의는 입도 못 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는 물론 대통령실까지 가세해 특별법 통과를 약속하면서 1기 신도시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의 기대감은 되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1기 신도시 핵심 지역인 분당 일대 재건축 추진단지는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분당 한솔마을 1·2·3단지는 18일 통합 재건축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곳은 1단지 청구와 2단지 LG, 3단지 한일 아파트로 총 1800여 가구 규모다. 이번 설명회에는 1군 건설사 중 현대건설이 참여한다. KB부동산신탁도 참석해 신탁방식 재건축과 재건축 관련 법령과 절차 등을 알린다.

한솔마을 1·2·3단지 통합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이곳은 다른 추진 단지보다 조금 늦은 3월부터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지만 빠르게 동의율을 확보하고 있다”며 “현재 동의율은 73% 수준이 장기적으로 동의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내 특별법 통과가 안 되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 특별법을 통과시킨다고 해서 주민들의 기대감 커졌다”고 했다.

분당 양지마을(금호·청구·한양)은 다음 달 5일 통합 재건축 설명회를 연다. 앞서 정자동과 금곡동 일대 5개 단지(정자일로) 2860가구 역시 통합 재건축 사전 동의율 75%를 달성하고 사업에 속도를 내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다만, ‘1기 신도시 특별법’은 국회 문턱을 넘더라도 남은 절차가 많은 만큼 장밋빛 환상만 갖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건축 사업은 평균 7~10년 이상 걸리는 데다, 집값 등락에 따라 사업성도 큰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내년 총선 이후 정치 지형도가 바뀌면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재건축 사업 완주를 보장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단지의 호가 등은 일부 오를 수 있겠지만, 특별법 제정이 속도를 못 내면 가격은 다시 내려갈 수 있다”며 “재건축 시장 기대감은 커지겠지만, 내년 총선 이후까지 재건축 훈풍이 이어져야 효과를 낼 수 있고 단발성으로는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한편, 1기 신도시 특별법은 택지조성사업 완료 후 20년 이상 지난 100만㎡ 이상의 택지 등 노후계획도시를 대상으로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법안이다.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토지용도 변경 및 용적률 상향,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및 면제, 인허가 통합심의로 사업 기간 단축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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