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통화정책,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 인플레이션 불평등 체감 커”

입력 2023-11-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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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경제연구원 황설웅 부연구위원, 소득분위별 통화정책 인플레 영향 등 연구
“긴축 통화정책, 사치재 가격 하락 커…소득 감소해 수요 줄기 때문”
“반대로 필수재 가격 변동 크지 않아…저소득층 인플레 체감 커”

긴축 통화정책으로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 인플레이션 불평등이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황설웅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연구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우 긴축통화정책으로 인해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체감하는 인플레이션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화정책이 소득이나 자산 측면 이외에도 가격 측면에서 재분배 효과를 발생해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는 ‘통화정책 충격이 인플레이션 이질성에 미치는 영향: 한국 사례를 중심으로(The Effects of Monetary Policy Shocks on Inflation Heterogeneity: The Case of Korea)’ 보고서로 발간됐다.

황 부연구위원은 소득 분위별로 통화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을 어떻게 받는지, 통화정책이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연구했다. 가격 분석에서는 소득탄력성에 따라 사치재, 필수재 등으로 소비재를 구분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통화정책 충격으로 소득 5분위별(고소득 20%)의 소비자물가(CPI)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황 부연구위원은 “긴축적 통화정책 충격이 발생할 때 고소득층의 물가지수가 저소득층의 물가지수보다 더 많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같은 가격 하락은 고소득층의 소비 비중이 높은 상품과 서비스가 통화 정책 충격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상재 중 수요의 소득탄력성이 1보다 크면 ‘사치재’이고, 1보다 낮으면 ‘필수재’로 정의한다. 황 부연구위원은 “긴축적 통화정책 충격으로 가계실질소득이 감소할 경우 사치품 수요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감소하고, 필수재 수요는 상대적으로 덜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긴축 통화정책 충격을 항목별로 알아보기 위해 소비자물가지수의 66개 하위 항목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연구 기간은 2003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며, 월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소득탄력성이 높은 명품의 경우 긴축 통화정책 충격에 따른 가격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치재(소득탄력성>1) 항목에는 의료서비스(Medical Services), 항공·해상 운송(Air Sea Transport), 단체 관광(Group Tour) 등이 해당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긴축 통화정책으로 가계소득이 감소하면 소득탄력성이 높은 명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감소해 가격하락 압력이 커진다”며 “결과적으로 명품 소비 비중이 높은 고소득 가구의 인플레이션 수준에 대한 인식이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다시 말해, ‘긴축 통화정책 → 사치재 수요 크게 감소·필수재 수요 덜 감소 → 사치재 가격 하락·필수재 가격 덜 하락’ 사이클이 발생한다. 고가품은 가격 조정 빈도가 낮고 가격 경직성을 보이지만 통화정책 충격으로 소득이 감소할 경우 필수품에 비해 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소득탄력성이 낮은 필수재의 가격 변동은 사치재보다 크지 않아 저소득층(1분위)으로서는 인플레이션 체감을 더 느끼게 되는 것이다.

황 부연구위원은 “긴축적인 통화상 충격이 왔을 때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이 체감하는 인플레이션율이 더 떨어지니까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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