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 외국문학상' 한강 "소설 완성하는데 7년…노벨상 질문은 부담"

입력 2023-11-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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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완성하는 데 7년이 걸렸다. 2014년 여름에 시작해 2021년 4월 말에 완성했다. 저에게는 지금까지도 아주 가깝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14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국방송회관 3층에서 '2023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강 작가의 모습. (문학동네)
▲14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국방송회관 3층에서 '2023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강 작가의 모습. (문학동네)

14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국방송회관 3층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강 작가는 “(2023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소식을 알게 됐을 때 무척 기뻤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작가는 "우선 번역을 맡아준 최경란 선생님과 피에르 비지우(Pierre Bisiou) 선생님에게 감사드린다"며 "이어 문학동네 이상술, 김내리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특히 김내리 선생님은 제주 출신이라 방언 작업을 함께 검토해주셨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한 작가에게 수상의 기쁨을 안긴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ㆍ3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프랑스 출판사 그라세(Grasset)에서 'Impossibles adieux'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한국말로 번역하면 '불가능한 작별'이다.

소설은 '경하'와 '인선', '정심'이라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한 작가는 세 여성의 발걸음을 통해 비극의 역사로 희생된 자들을 애도하고, 남은 자들을 치유하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한다.

한 작가는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은 애도를 끝내지 않고, 작별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표현한다"라며 "끝내 작별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결의 속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읽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현지 독자들의 반응에 관한 질문에 한 작가는 "소설이 감각적으로 느껴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실제로 내가 소설을 쓸 때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소설에서는 촉각이 중요한데 뜨겁고, 차갑고, 부드럽고, 아프고, 피가 흐르는 그런 촉각적인 순간들이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했다"고 밝혔다.

▲14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국방송회관 3층에서 '2023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강 작가의 모습. (문학동네)
▲14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국방송회관 3층에서 '2023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강 작가의 모습. (문학동네)

앞으로 한 작가는 '밝은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제 더는 역사적 사건을 소설로 쓰지 않을 것 같다"라며 "광주 5ㆍ18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2014년에 완성했고, '작별하지 않는다'를 2021년에 완성했다. 두 소설은 하나의 짝인 셈인데, 이제 더는 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작가는 "앞으로 내가 쓰고 싶은 건 '생명에 대한 소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태어나서 일회적인 생명을 원하든 원치 않든 선물 받았다. 언젠가 (이 생명을) 반납해야 하는데, 이 생명에 대해서 좀 더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살아있다는 것에 관해 많이 고민해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노벨상에 더욱 가까워졌다는 질문에 대해서 한 작가는 "이런 질문은 굉장히 부담스럽다"며 "나는 글을 쓸 때, 독자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나를 위해서 쓴다는 뜻은 아닌데, 그냥 소설을 어떻게 하면 완성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밖에는 할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국방송회관 3층에서 '2023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강 작가의 모습. (사진=송석주 기자)
▲14일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국방송회관 3층에서 '2023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강 작가의 모습. (사진=송석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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