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형 간첩단 ‘자통’의 정체는?…검찰, 추가수사 계속

입력 2023-11-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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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이적단체 ‘자주통일민중전위(자통)’에 대한 방첩당국의 수사가 한창이다. 자통은 민주노총 등에 침투해 하부조직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이 수사해 기소한 이른바 ‘창원간첩단’ 사건과 연결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3월 창원간첩단 구성원들을 구속기소한 뒤 자통과 관련한 후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경찰과 국가정보원도 이들과 관련한 강제수사를 벌였다. 경찰과 국정원은 7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사무실 등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자통 수사 과정에서 전국 규모의 별도 조직과 관련해 충청 지역책 3명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북 보고문에 전농 충남도연맹 등 충청지역 농민단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자통의 존재는 3월 검찰이 창원간첩단 사건을 처리하며 공개적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자통은 북한의 대남적화통일 노선을 추종해 범죄집단 자통민중전위를 결성하고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 지령과 공작금을 수수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북한 지령에 따라 수집한 국내정세를 북한에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들 중 4명을 국가보안법 위반죄와 범죄단체활동죄로 구속기소했다.

조직 구성원 중 일부를 재판에 넘긴 뒤에도 검찰은 계속 수사를 이어왔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기소된 이들 외에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추가 수사 부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사건의 총책으로 알려진 황모 씨(구속기소)는 2016년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들과 접선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검찰은 이보다 훨씬 전부터 조직이 만들어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공소시효가 10년을 도과해 이적단체가 아닌 범죄단체 활동으로만 기소한 이유다.

간첩은 북한에 어떤 조직과 연계되는지에 따라 분류된다. 크게 문화교류국과 정찰총국, 통일전선부 등 대남 공작기관 등이 있다. 자통은 문화교류국과 연계된다. 문화교류국은 간첩의 직간접적인 우회 침투로 대한민국 각계각층 인사들을 포섭해 지하당 조직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목표로 하는 대남공작기구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과 1994년 구국전위 사건, 2006년 일심회 사건, 2011년 왕재산 사건 모두 문화교류국 계열 간첩으로 분류된다.

자통은 북한에서 넘어온 남파간첩이 아닌 자생조직이다. 국내에서는 합법적 시민단체를 외곽기구로 삼았다. 그러면서 내부에서는 비공개 자통을 두고 총책을 정점으로 ‘단선연계 복선포치’(상하 조직원만 일대일로 접촉하고 하위 조직원끼리는 서로 알 수 없는 형태)를 기본 형태로 운영했다.

기밀을 통지하는 것이 과거 간첩의 대남공작 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조금 다르다. 자통은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여론조작을 시도했고, 20~30대의 성향과 가치관 변화 등을 면밀히 분석하며 이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찾았다.

지난해 검찰-경찰 수사권 분리(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로 인해 검찰에는 대공 사건에 대한 수사개시권이 없다. 향후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면 검찰이 이를 받아 수사를 이어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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