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두고 여야 줄다리기…與 "불필요한 지원 줄여야" vs 野 "복원에 총력"

입력 2023-11-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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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R&D 예산 '8000억' 증액안 단독 처리…당정 "훨씬 효율적인 곳에 쓰여야"

▲15일 국회 국민의힘 회의실에서 열린 '미래세대 위한 R&D 예산 관련 연구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국회 국민의힘 회의실에서 열린 '미래세대 위한 R&D 예산 관련 연구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8000억 원가량의 연구·개발(R&D) 예산 증액안을 단독으로 처리하자 여야가 15일 각자 간담회를 열어 현장 의견수렴에 나섰다. 야당이 삭감된 R&D 예산 복원을 위해 당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힌 반면, 여당은 예산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중복·방만 문제 해소 등 정부의 예산안 편성 기조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예산안 통과 전까지 여야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미래세대 위한 R&D 예산 관련 연구현장 소통 간담회'를 개최하고, 박사 과정생, 박사후 연구원, 조교수, 정부출연기관 연구원 등 20∼40대 젊은 연구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R&D 예산과 관련해 "정부의 취지도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줄여서 기초원천기술과 미래원천기술 개발에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하는 연구자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하자는 것이었다"면서도 "내년도 R&D 예산을 조정하고 편성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 특히 과학기술연구 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정부의 R&D 예산 삭감 방침에 우려를 표하면서 해외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현장 연구자들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학과 조교수는 "젊은 연구자에게 지원되는 총예산은 증액되는 걸로 안다"면서도 "새로 지원하는 젊은 연구자에게 지원이 많이 될 수 있지만, 기존에 (연구를) 진행하던 젊은 연구자에겐 일부 삭감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부분도 세심하게 고려해 더 많은 연구자가 혜택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대 경영정보시스템학과 박사 과정에 있는 이준식 씨는 "국가의 과학기술 인재들이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아니라 처우가 좋은 해외 연구기관이나 사기업 이탈하는 상황들이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 발전에 저해 요소가 되지는 않을지 굉장히 우려스럽다"며 "신진연구자 양성을 위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육성한 연구인력들이 국내연구현장에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일선 현장의 연구자들을 위한 지원들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전 대전시 중구 용두동 민주당 대전광역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R&D 예산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전 대전시 중구 용두동 민주당 대전광역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R&D 예산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민주당은 당력을 총동원해 삭감된 R&D 예산을 복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에서 열린 '대덕특구 50주년 기념 및 R&D 예산 관련 현장 간담회'에서 "현장에 계신 여러분의 말씀을 들어보고 민주당이 이번 예산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가도록 하겠다"며 "가장 당면한 과제라고 할 수 있는 R&D 예산 복원은 당력을 총동원해서 반드시 해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안심사소위원회에서 R&D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내년도 예산 증액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편성한 과기정통부 예산에서 약 2조 원을 증액하고, 약 1조2000억 원을 감액해 약 8000억 원을 순증했다. 다만, 예산 증액은 정부 동의가 필요한 만큼 추후 여야 협상 상황에 따라 증액 여부와 최종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은 정부가 삭감한 R&D 예산에 대해 일부 증액을 추진하는 등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나눠 먹기'와 중복·방만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의 예산안 편성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 정책위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비효율적인 예산이나 불필요한 지원은 줄여야 하고, 대신 미래를 위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혁신 동력을 키워주는 연구개발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R&D 예산 삭감 기조를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지난 3년간 급격하게 늘어났던 부분이 과연 적절하고 유효하게 쓰였는지를 평가한 것이고, 그 재원을 재구조화함으로써 훨씬 효율적인 곳에 쓰이도록 하자는 것이 예산을 편성한 정부의 방침이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재구조화 과정에서 놓친 것이 있거나 좀 더 보완해야 하는 부분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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