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33년만 최저치 근접에 ‘일학개미’들 눈물

입력 2023-11-15 15:50 수정 2023-11-1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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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150엔 넘어 고공행진…33년전(151.94엔) 수치 위협
엔선물 ETF 수익률 하락…"당분간 엔화 가치 반등 어려워"

▲달러-엔 환율 차트 (출처=구글 금융)
▲달러-엔 환율 차트 (출처=구글 금융)

엔화 가치가 연일 최저점을 기록하면서 엔화 반등을 기대하고 투자했던 ‘일학개미(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구두개입에 나서는 등 시장 대응에 나섰지만 좀처럼 엔화값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달러ㆍ엔 환율은 150.65엔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ㆍ엔 환율은 올해 5월말 140엔을 돌파하더니, 최근 150엔을 넘어서면서 올 최고치(151.92엔)는 물론 33년 전(151.94엔) 수치를 위협하고 있다(엔화가치 하락).

이날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일학개미들은 올 들어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엔화 헷지 상장지수펀드(ETF)’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투자 규모는 3억6736만 달러(4775억 원)였다.

이 ETF는 엔화로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초장기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원화를 엔화로 바꿔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을 통해 미국 채권 가격 상승(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과 함께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미 국채 금리 급등으로 17.6% 하락했다. 게다가 이 기간 원ㆍ엔 환율이 970원 대에서 860원대까지 떨어져 추가 환손실도 일어났다.

엔 선물 ETF 수익률도 부진하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엔화 ETF인 ‘TIGER 일본엔선물’을 1183억 원 순매수했는데, 수익률은 11% 넘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엔화 가치 반등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엔저 현상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BOJ의 통화정책 변화가 엔화 강세 국면을 만들 수 있다는 시각이 있지만 금리 상승(엔화 강세) 속도는 매우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연말까지 870~90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미국의 금리인상 종결 기대가 높아지는 반면, 일본은 통화긴축 여지가 남았다는 점에서 환율이 900원 내외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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