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얼굴 붉어지는 남성, 협심증·심근경색 위험 높다

입력 2023-11-16 15:46 수정 2023-11-1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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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의대 연구팀, 소량 음주로 얼굴 붉어지는데 흡연은 더 위험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술 한두 잔에 얼굴 붉어지는 체질은 한국인 남성에게 협심증, 심근경색의 위험 요소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양대 의과대학 응급의학교실 강보승·신선희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대한응급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응급심혈관케어의 향상’ 기조연설을 통해 이러한 내용의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최근 3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강보승·신선희(의학통계) 교수 연구팀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팀이 전국에서 수집한 한국인 대표 표본 집단인 만 19세 이상 성인 2만2500명의 데이터에서 협심증 혹은 심근경색의 유병률과 연관된 위험인자를 조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35세 이상 남성(6000명)에서 술 한두 잔에 얼굴 붉어지는 체질이 음주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중요한 관상동맥질환의 위험 요소로 확인됐다. 연구팀이 산출한 보정 위험도(오즈비)는 1.34배로 이는 연령, 흡연 여부, 비만도, 당뇨병과 고지혈증의 여부가 유사할 경우 술 한두 잔에 붉어지는 체질이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의 위험이 1.34배 높다는 의미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2007년 국립보건원 연구팀의 발표(60세 이상 남성)와 일본, 중국의 유전자 연구와 유사하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들이 병원 방문 환자들을 중심으로 한 반면 이번 연구는 전체 인구를 대표하는 표본 집단에서 수행됐다는데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중국, 일본은 체내 알코올 대사의 중간 단계 효소인 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유전적으로 약한 인구 비율이 북미와 유럽, 아프리카 인종에 비해 훨씬 높다. 이들은 소량의 음주만으로도 알코올로부터 발생하는 일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혈중 농도가 상승하고 이는 얼굴이 붉어지는 현상을 나타낸다.

이러한 체질이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 요소라는 연구는 국내외로 많은데, 이와 관련한 연구가 왕성한 일본 구마모토병원의 심혈관 및 노화센터의 미즈노 교수는 이러한 체질의 남성이 담배를 피면 관동맥 경련 협심증의 위험이 6배 가량 높아진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팀도 ‘협심증 혹은 심근경색’ 유병률과의 연관성이 2.6배 상승(오즈비)함을 소개했는데 얼굴 붉어짐 체질이 없는 그룹이 흡연했을 때의 연관성 2.2배와 통계적인 차이는 작았다.

강보승 교수는 “응급센터를 비롯 국내 심혈관 임상계열에서는 이 위험 요소가 덜 알려져 있어 이번 학술대회에서 소개했다”며 “담배는 모두에게 해롭지만, 소량 음주에 금새 붉어지는 남성은 특히 더 해로운 경향이 보고되기 때문에 더욱 금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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