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전기차 수요 둔화, 걱정할 필요 없다

입력 2023-11-19 14:13 수정 2023-11-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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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차(BEV)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쏟아진다. 시장이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며 전기차의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의 대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전기차 수요는 둔화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8만7243대다. KAMA 통계에 잡히는 올해 1~9월까지는 5만3738대다. 아직 3개월의 여유가 있지만, 지난해 판매량을 뛰어넘기는 어렵다.

전 세계로 눈을 돌려도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 둔화에 투자 계획을 연기, 철회하고 있다. 14일 SK온은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의 조지아 공장 배터리 생산을 축소하고, 일부 직원을 휴직 조치했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포드, 튀르키예 코치그룹과 합작해 튀르키예에 짓기로 했던 배터리 공장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의 조각들이 ‘탄소 중립’을 향해야 한다는 당위성까지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수소차 등 전동화의 목적은 단순히 ‘새로운 동력원을 이용하는 차’를 파는 게 아니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모빌리티’로의 전환에 있다.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개별 국가, 지역의 움직임이 그 증거다. 미국은 지난 4월 2032년까지 판매되는 신형 승용차의 3분의 2를 전기차로 대체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신규 승용차·승합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아예 금지했다. 전기차 수요가 잠시 주춤해도 더 많은 전기차가 필요하다는 진실에는 변함이 없다.

‘수요 둔화’라는 시장 상황에 순응하기보다는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 지난주 울산 전기차 신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큰 틀에서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지속적인 투자를 시사했다. 정답이다. 현대차그룹 외에도 다양한 관련 기업들이 묵묵히 전진,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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