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신청 게시판엔 “오승걸 평가원장 물러나야” 항의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가채점이 끝나고 사흘이 지난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는 고3 재학생 수능 가채점 결과 만점자가 한 명도 나오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형 입시업체들은 아직까지 만점자를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수능이 국어, 수학, 영어 과목 모두 어렵게 나왔다는 입시 업계와 현장 교사들의 평가가 나온다. 킬러문항이 없었어도 현역 고3 수험생들은 높은 체감 난이도를 느꼈고, 이는 가채점이 끝나도 곧바로 만점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9일 오후 5시 기준 서울 지역 고교 진학 상담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수능 가채점 만점자 파악 현황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경기지역 고교 3학년 부장교사 역시 “(학교)현장에서는 없다”라고 전했다.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진진협) 관계자도 “이번 수능이 상대적으로 체감 난이도가 높았기 때문에 고3 현역 만점자가 적거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대답했다.
대성학원, 종로학원, 유웨이 등 일부 대형 입시업체도 가채점 만점자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과목당은 나오는데 전과목은 아직까지 없다”며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투스 관계자는 “학원 쪽은 (수능 가채점 만점자가) 없다”면서 “온라인 쪽은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메가스터디 관계자는 “재수생(N수생) 1명이 수능 가채점에서 만점을 받은 것으로 안다”면서 “구체적 사실관계는 아직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내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도 “아직까지 가채점 만점자가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의 게시자는 “작년 수능에는 가채점 만점자가 2명 나왔는데, 킬러 배제 원칙이 작동한 후에는 수능 가채점 만점자가 없다”며 “오승걸 평가원장은 물러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해 수능에서는 포항제철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최모군과 현대청운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권모양이 가채점 결과 국어·수학·탐구·영어·한국사에서 만점을 받았다.
통상 가채점은 수능 다음날 오전이면 끝난다. 올해는 가채점 이후에도 학교 현장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유례없는 N수생 비율 등을 따져봤을 때, 고3이 아닌 N수생에서 만점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2024학년도 수능 응시생 가운데 졸업생(검정고시생 포함)은 17만7942명(35.3%)으로 28년 만에 가장 많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수능은 공교육 범위에서 벗어난 '초고난도(킬러) 문항' 배제 원칙 속에서 치러졌지만,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만점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만기 유웨이평가연구소 소장은 “수능 가채점 결과로는 실제 만점자를 알 수는 없다”면서 “이번 수능은 역대 N수생 등 변수가 많아 실제 수능 성적표가 나와봐야 판단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했다.
한편, 평가원은 21~28일 이의에 대한 신청을 심사한 후 최종 정답은 28일 오후 5시에 발표된다. 성적표는 다음달 8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