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집어삼킨 극우 돌풍...미국도 ‘어게인 트럼프’ 가나

입력 2023-11-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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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민정서에 유럽서 극우 정당 득세
미국 하원 의장도 강경 보수
트럼프, 여론조사서 바이든에 우세
머스크, 극우 후보 아르헨 선거 승리 축하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에딘버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에딘버그(미국)/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에딘버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에딘버그(미국)/EPA연합뉴스
전 세계 정치 지형이 우측으로 기울고 있다. 세계적인 난민 증가와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극우 세계관이 확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극단적인 수사와 자국 우선주의로 무장한 극우 정서가 지구촌 곳곳을 휩쓸고 있다. 관용의 정치와 다양성을 중시해 온 유럽 정치권에서 반이민 정서를 내세운 극우 정당이 득세하는가 하면, 남미 아르헨티나에서는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 불리는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에서는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 자리에 극우 성향의 친트럼프 인사 마이크 존슨이 선출됐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론 조사에서 조 바이든 현 대통령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경제에 있다고 CNN은 짚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물가 급등과 유럽 및 중동 전쟁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난민이 대거 유입됐다. 올 한 해에만 유럽에 들어온 망명 신청이 100만 건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을 정도다. 난민 수용은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포화 상태였던 공공 서비스 부족을 심화시키고, 물가와 임대료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은 ‘반이민 정서’를 내세워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강력한 반이민 정책과 극단적 수사를 앞세워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대통령 당선 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내 추방 작전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불법체류자로 인해 미국의 피가 오염되고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이민자들을 가상의 연쇄 살인마 한니발 렉터에 비유하기도 했다.

미국인들의 마음도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요 여론조사 5개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2~4%포인트(p) 차로 앞섰다. 비록 오차범위 이내이기는 하나 주요 여론 조사에서 현직 대통령을 모두 이기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고 외신들은 짚었다. 내년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자국만의 이익을 중시하는 경제 정책이 호감을 산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러한 극우 세력의 약진이 단순히 정치 이념의 차원을 넘어 증오와 배타주의로 점철된 포퓰리즘 정치와 결합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밀레이 당선인처럼 과격하고 거친 언사로 유명한 인사들이나 반난민 정서를 부추기는 극우 정당들이 이러한 돌풍을 주도하면서 분열의 정치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계도 ‘우클릭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부자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아르헨티나 대선 결과가 나온 뒤 자신 소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아르헨티나의 번영이 앞당겨졌다”고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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