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개편 공청회 “상대평가 유지해야 vs 절대평가 전면 도입”

입력 2023-11-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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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일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

“절대평가는 시기상조...교사의 평가 역량·평가에 대한 신뢰 낮아”
“상대평가 유지하면 단순 암기에 매몰...줄세우기 교육 안돼”

▲20일 교육부가 개최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정유정 기자)
▲20일 교육부가 개최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공청회에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정유정 기자)

교육부가 지난달 내놓은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대해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의 상대평가 유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진보 교육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내신과 수능을 전면 절대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0일 교육부는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2028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마련했다. 지난달 교육부는 2025년부터 내신 5등급제에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기하고 2028학년도 수능부터 선택과목 없이 통합형으로 치르는 것을 골자로 하는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는 내신과 수능에서 상대평가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내신평가는 5등급제로 완화하고 절대평가만 도입했을 때 예상되는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상대평가를 병기하는 내용이 안전장치로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신과 수능 모두 절대평가로 가야 한다는 등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종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정책2팀장은 이날 토론에 나서 “수능 주요과목은 9등급, 내신은 5등급으로 상대평가 한 줄 세우기가 유지되면 교실 수업이 단순 암기와 문제풀이에 매몰된다”며 수능과 내신 평가를 절대평가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미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부소장도 내신 5등급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병기에 대해 “1등급(10%)을 향한 치열해진 경쟁으로 학교는 암기 위주의 선다형 문항을 계속 출제할 수밖에 없다”며 “정작 대입개편 시안에서 강조하고 있는 논·서술형 평가는 많은 민원이 예상돼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적용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내신 절대평가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강윤정 구암고 교사는 “교육에 대한 이상적 관점에서 본다면 절대평가가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100% 절대평가는 성적 부풀리기, 내신 성적에 대한 불신 등으로 내신을 무력화시킬 것”이라며 “이는 대학별 고사 필요성 대두, 정시 확대, 특목고와 자사고 선호 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교사는 “절대평가 100%는 교사의 평가 역량과 교사의 평가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졌을 때 가능하다”며 “현재 학교에서는 생기부의 칭찬 인플레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교사들 사이에서 ‘우리는 교사인가? 소설가인가?’라는 말이 돌 정도로 생기부 내용이 과장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김삼열 전국대학교 입학관련처장협의회장 또한 “수능과 내신에서의 완전 절대평가로의 변환은 입시에서의 변별력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돼 당장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앞에서 열란 2028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교육시민사회 단체 연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20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앞에서 열란 2028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교육시민사회 단체 연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한편 이날 공청회장 밖에서는 교육부의 대입 정책 시안에 찬성·반대하는 진보·보수 교육시민단체들의 맞불 기자회견이 진행되기도 했다.

공청회 시작 1시간 전 공청회장 앞에 모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등 104개 교육시민사회단체 연대는 “교육부 시안이 확정되면 개편 취지인 고교학점제가 무력화되고 입시경쟁이 심화되며 사교육이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며 “사교육비 폭증세를 종식시키고 진정한 교육개혁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위해 2028 대입 개편 시안을 철회하고 고교 내신과 수능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교육부가 국민 의견을 경청할 의지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오늘 ‘대국민’ 공청회에 교육부는 고작 128석 규모의 공청회 장소를 잡았다”며 “대한민국 5천만 국민의 0.0002%만이 입장할 수 있는 곳에서 공청회를 개최하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바로 옆에서는 자유민주교육국민연합 등 보수 성향 4개 교육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수능을 절대평가로 하면 경쟁이 완화된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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