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하나ㆍKB캐피탈 등 급성장
카드사는 업황 악화서 못벗어나
캐피털사 규제완화 목소리도 높여
상위권 캐피털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하위 카드사의 순 자산 규모를 추월했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확대에 힘입어 캐피털사의 자산도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캐피털사의 목소리도 높아질 것이라는 업계 관측이 나온다.
23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대캐피탈의 순 자산 규모는 39조32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44조4634억 원)를 제외한 타 카드사의 순 자산 규모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다른 상위권 캐피털사의 자산 규모도 성장했다. 같은 기간 자산 규모 상위 6개 캐피털사(현대·신한·하나·KB·우리금융·현대커머셜)의 자산 총합은 110조8225억 원으로 전년 동기(106조4703억 원) 대비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캐피탈(39조3264억 원)에 이어 △하나캐피탈(18조500억 원) △KB캐피탈(16조2061억 원) △신한캐피탈(13조2000억 원) △우리금융캐피탈(12조640억 원) △현대커머셜(11조9760억 원) 순이었다.
이는 하위권 카드사(우리·하나·BC카드)의 자산 규모를 넘는 수준이다. 신한캐피탈·우리금융캐피탈·현대커머셜은 자산 규모 10조 원이 넘는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BC카드(7조2000억 원)의 자산 규모를 앞섰다. KB캐피탈은 카드업계 7위인 하나카드의 올 3분기 자산(13조7379억 원)보다 많다. 하나캐피탈은 업계 6위 우리카드(17조3348억 원)를 넘어섰다.
캐피털사의 자산이 증가하는 이유는 자동차 금융을 중심으로 순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고차 금융 시장이 확대되며 중고차 할부금융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는 등 자산 규모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캐피탈의 중고차 금융 자산은 올해 1분기 2조5921억 원에서 3분기 2조7889억 원으로 1968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캐피탈의 중고차 금융 자산은 2조1556억 원에서 2조7786억 원으로 6230억 원 증가했다.
캐피털사의 올해 3분기 실적도 선방했다. 주요 캐피털사 4곳(현대·신한·하나·KB)의 순 연결 당기순익 총합은 53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했다.
현대캐피탈은 1273억 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신한캐피탈 역시 이번 분기 102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KB캐피탈도 535억 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카드사들은 업황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당기순이익은 7369억 원으로 전년 동기(8626억 원)대비 15% 감소했다. 조달금리 상승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두 업계의 희비가 교차하며 여신업권 내에서 캐피털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캐피털 업계는 렌탈자산을 기반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허용을 요구하는 등 현행법과 규제 완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과거 캐피털사는 카드사의 하위라는 인식 강했으나 최근 몸집을 부풀리며 금융권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