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월 기존주택 매매 13년 만에 최저…고금리·공급 부족 영향

입력 2023-11-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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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매물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
기존 주택 보유자, 고금리에 매물 내놓기 꺼려
지난달 기존주택 중간가, 역대 10월 중 가장 높아

▲2023년 4월 1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카운티에 있는 주택가가 보인다. 버틀러(미국)/AP연합뉴스
▲2023년 4월 1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카운티에 있는 주택가가 보인다. 버틀러(미국)/AP연합뉴스
고금리와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영향으로 미국의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CNBC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379만 건으로 전월 대비 4.1%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4.6% 줄며 거래량은 2010년 8월 이후로 가장 적었다.

부동산 시장에 공급이 줄며 집값이 뛴 것도 거래량 감소에 영향을 줬다. 10월 말 기준 매물로 나온 주택은 115만 채로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약 절반 수준이다. NAR은 “현재 판매 속도로 볼 때 10월 매물은 3.6개월 공급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통상 구매자와 판매자 간의 균형 수준은 6개월 치다. 현재 대부분의 주택 소유자는 5% 미만의 금리에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받았기 때문에 매물을 내놓기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판매된 기존주택의 중간 가격은 39만18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 올랐다. 중간가는 역대 10월 중 가장 높았다. 전체 주택의 약 28%가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가격 상승폭은 4개월 연속 확대됐다. 로이터통신은 “11월과 12월의 반등을 제외하면 올해 기존주택 매매량은 1992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NAR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속적인 주택 재고 부족과 고금리로 예비 주택 구매자들이 또 한 번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연방신용협동조합의 로버트 프릭 이코노미스트도 “높은 물가와 고금리, 낮은 이자율에 묶여 이사를 꺼리는 수백만 명의 주택 소유자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돼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모기지 금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급 부족이 주택 시장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와 함께 계속 하락하더라도 적절한 공급이 없으면 주택 구입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며 “오랫동안 주택에 거주한 소유자들이 주택을 시장에 내놓도록 장려하기 위해 부동산업자들이 미 의회 의원들과 정부의 세금 인센티브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 평균은 지난달 중순 23년 만에 처음으로 8%를 넘어섰다. 이후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경제 지표에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16일 기준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7.4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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