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CEO 교체에 ‘긍정·부정' 혼재…업계 현상 유지 전망

입력 2023-11-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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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하락 불가피 하지만 자성하는 분위기 조성될 것”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와 이번 합의 연관 없어“
“FTX 사태와 달라…경쟁 거래소 반사효과 기대 못 해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 후 법원을 떠나고 있다.  (AP/뉴시스)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 후 법원을 떠나고 있다. (AP/뉴시스)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 경영자(CEO)가 자신을 둘러싼 범죄 혐의를 인정하며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다. 업계는 국내외로 일시적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긍정적 효과와 현상 유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범죄 혐의를 인정해 43억 달러(약 5조 2000억 원)의 벌금과 대표직 사임, 미국 시장 철수에 대해 미국 규제 당국과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창펑 자오 CEO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향후 3년간 경영 개입이 불가능하게 됐지만, 바이낸스 대주주 지위는 유지하게 됐다.

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업계 대표 주자 중 하나인 바이낸스가 자금세탁 등 불법을 사실을 인증하고 벌금을 낸 상황인 만큼 업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건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업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 커지면서 이에 따른 시장 전체의 가격 및 투심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낸스는 잘못을 인정하고 벌금 납부 및 CEO의 사임을 결정한 것”이라며 “업계 전체가 자성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합의에는 미국 법무부와 재무부 및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만 참여하고, 주요 규제 당국 중 하나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참여하지 않았다. SEC는 올해 6월 창펑 자오 전 CEO를 시세 조종을 포함한 광범위한 사기, 고객 자금 유용 등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 때문에 SEC의 추가적인 제재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업계가 고대하고 있는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에 악영향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지속 반려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시장 가격 조작’이기 때문이다. 자오 전 CEO는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바이낸스가 고객 자산 유용이나, 시장 가격 조작에 관여했다고 판단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 의견도 현물 ETF 승인 여부와 이번 합의는 큰 연관이 없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이다. 정석문 코빗 센터장은 “코인베이스와 크라켄은 CFTC, DOJ에게 고소당하지 않았는데, SEC는 이 두 회사와도 소송 중이고 그에 대한 악영향을 고려해서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합의 불참이) 현물 ETF와는 무관한 판단이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거래소 순위 재개편 전망?...FTX 사태와 달라 바이낸스 굳건할 것

바이낸스 이슈로 경쟁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반사효과도 제기되는 가운데 업계는 바이낸스 미국 시장 철수에도 글로벌 거래 순위 개편은 없을 거라고 전망한다. 바이낸스가 경쟁 거래소에 비해 가지는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정 센터장은 비트멕스 창업자 아서헤이즈는 2020년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미국 법무부(DOJ)에게 고소당해 혐의를 일부 인정하고 벌금과 함께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다”며 “이후 당시 선물 시장 압도적 1위였던 비트멕스는 서서히 점유율이 하락하고 바이낸스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이슈로 인해 경쟁 거래소의 거래량 급증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디스프레드 리서치 팀은 “바이낸스는 고객 자금을 유용하지 않았고, 거래소도 정상 운영 중”이라며 “또한 (코인베이스) 거래 수수료가 타 거래소에 비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건으로 코인베이스가 수혜를 입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바이낸스 이슈로 인한 반사 효과가 있다면 타 역외거래소나 탈중앙거래소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FTX 사태가 발생한 이후 바이낸스 거래량이 급증하기도 했다.

실제로 두 거래소의 수수료 정책을 비교해보면, 바이낸스의 경우 100만 달러 미만을 거래할 경우 메이커 수수료(0.1%), 테이커 수수료(0.1%) 수준이지만, 코인베이스의 경우 메이커 수수료(0.4%), 테이커 수수료(0.6%)에 달한다. 게다가 바이낸스의 경우 바이낸스코인(BNB)를 거래에 사용할 경우 메이커 수수료(0.075%), 테이커 수수료(0.075%)까지 할인해준다. 이날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여전히 현물과 파생상품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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