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 성향’ 피지, 중국에 “조선소ㆍ항구 증축 협력 희망”

입력 2023-11-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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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정권 교체, 친미 총리 집권에도
APEC 정상회담 후 중국과 맞손
중국과 양허성 차관 등 논의

▲시티베니 라부카 피지 총리가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신화연합뉴스
▲시티베니 라부카 피지 총리가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신화연합뉴스
친미 성향의 정부가 들어선 남태평양 국가 피지가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 태평양 도서 국가들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줄다리기하는 와중에 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시티베니 라부카 피지 총리는 의회 연설에서 “조선소와 항구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중국과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호주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전통적인 친구들을 대하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던 라부카 총리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처음 대면한 후 돌아와 이같이 말했다.

당시 피지 정부는 성명에서 “양국 정상은 피지에 대한 중국의 양허성 차관과 항구 현대화 프로젝트를 논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의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GSI)’에 대한 피지의 연대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CCTV는 “시 주석은 라부카 총리에게 주권 수호를 위해 피지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피지는 16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대표적인 친미 성향 인사인 라부카 총리는 23년 만에 다시 총리직에 올랐다.

그랬던 그가 중국과 가까이함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태평양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태평양 도서 국가 10곳과 안보ㆍ경제 협정을 체결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미ㆍ중 강대국의 싸움에 연루되고 싶지 않다는 도서 국가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중국은 솔로몬제도와 경찰협력 등 9개 분야에 걸쳐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피지와도 협력하는 등 개별 국가들을 상대로 입지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미국도 9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도서 국가 정상들을 백악관에 초대하고 쿡 제도와 니우에를 독립국으로 인정하는 등 관계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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