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폴트’ 비구이위안 살리기 나섰지만...‘그림자금융’, 새 리스크로 떠올라

입력 2023-11-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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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지원 ‘화이트리스트’ 명단 초안에 비구이위안 포함
“부동산 개발업에 자금 공급 늘려야…가계 불안감도 해소”
그림자은행 부실 위험 대두
중즈그룹, 부채가 자산 두 배 이상

▲중국 장쑤성 전장의 한 아파트 단지에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영문명 컨트리가든) 로고가 세워져 있다. 전장(중국)/AFP연합뉴스
▲중국 장쑤성 전장의 한 아파트 단지에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영문명 컨트리가든) 로고가 세워져 있다. 전장(중국)/AFP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자국 경제의 가장 큰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조달 지원에 나섰지만, 그림자금융이 새로운 경제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어려움에 빠진 부동산 업계를 돕기 위해 다양한 금융지원을 제공할 부동산 기업 ‘화이트리스트’ 목록 초안을 작성했다. 여기에는 총 50개사가 이름을 올렸는데 잇따라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내며 무너져가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영문명 컨트리가든)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중국 규제 당국은 향후 며칠 내에 명단을 확정해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라며 “다만 일부 세부 사항은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 부동산 기업이 어떠한 금융지원책을 받게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시장에서는 이들 회사가 신용 대출과 채권 및 지분 융자 등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위기를 겪는 부동산 기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전환했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 당국은 과거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영문명 에버그란데)가 위기에 처했을 때 직접 나서는 것을 꺼렸다. 헝다는 디폴트에 빠진 뒤 수년간 유동성 위기를 겪다가 올해 8월 미국 뉴욕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는 추가 국채 발행과 재정적자 상향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부동산 부문에 대해서도 손을 내밀고 있다. 이러한 태도 변화는 지난달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도 감지됐다. 이날 전인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회의록에 따르면 전인대 상무위원들은 “새로운 디폴트 위험을 줄이고 주택건설계획을 확실하게 완료하기 위해 은행들이 부동산 개발업자에 대한 자금 공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금 공급 확대는 경기에 대한 가계 불안감을 누그러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부동산 위기의 불이 채 꺼지기도 전에 그림자은행(비은행 금융권) 부실화라는 새로운 위기가 중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 최대 규모의 그림자은행 중 한 곳이 부채가 자산의 두 배를 넘어서는 ‘심각한 부실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는 그림자은행 부실 위험 억제라는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됐다.

중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중즈엔터프라이즈그룹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사전 실사 결과 그룹이 지속 가능한 사업 운영에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왔으며, 회사가 단기적으로 부채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중즈그룹은 자산이 2000억 위안(약 36조3320억 원)인 데 비해 부채는 4200억~4600억 위안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유동성이 고갈돼 자산처분으로 인한 회수가능액도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나비전캐피털의 쑨젠보 설립자는 “정부가 나서서 중즈 자산 처분이 공개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부실자산은 일반적으로 70% 할인된 가격으로 매각된다. 투자자들도 엄청난 비용을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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