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에 부는 혁신 바람…'온라인도매시장' 거래 비중 2027년 20%까지 늘린다

입력 2023-11-23 15:57 수정 2023-11-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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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유통비용 줄이고 소비자 물가 낮춰…판매자·구매자 무한경쟁, 농가소득↑·출하비용↓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뉴시스)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뉴시스)

농산물 유통에도 디지털 기반의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 과일과 채소의 50% 이상을 처리하는 도매시장이 온라인으로 구축돼 유통비용은 줄이고 농가는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소비자는 전국의 다양한 농산물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부는 농산물 도매 유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30일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을 개설한다. 2027년까지 전체 도매거래 비중의 20%를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을 통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은 공영도매시장 전후로 나눌 정도로 도매시장의 역할이 매우 크다. 1985년 개장한 서울 가락시장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는 32개의 공영도매시장이 있다. 전국 산지에서 농산물이 모이고 여기서 분산이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과일과 채소의 50%가 도매시장을 거쳐 갔다. 특히 가락시장은 전체 과일과 채소의 18%가 거래된다. 그만큼 도매시장은 농산물의 유통과 판로에 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상품의 집중과 독점이나 시장 혼잡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소매상 등을 거치면서 실제 소비자는 각 단계별로 물류비와 수수료 등을 더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에 최근 산지 생산자도 과거와 달리 조직화하면서 규모화하고,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터넷 직거래도 활성화하면서 농산물 유통도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는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구축을 추진한다.

온라인도매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유통 단계의 감소다. 출하자가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을 거쳐 구매자에게 가는 기존 오프라인 시장의 4단계 과정이 2~3단계 줄어들게 된다. 예를 들어 산지에서 도매법인을 거쳐 소비자로 가거나 도매법인 대신 중도매인을 거쳐 바로 소비자에게 연결되는 방식이다.

▲기존 도매시장과 온라인도매시장 비교.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기존 도매시장과 온라인도매시장 비교.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유통 과정이 줄어들면서 유통비용은 줄어든다. 기존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물건이 모인 뒤 거래가 된다면 온라인 시장에서는 물건이 모이는 단계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생산자인 농가는 온라인을 통해 보다 다양한 출하처를 확보하고, 예약과 발주거래 등으로 다양한 거래방식을 취할 수 있어 보다 좋은 값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소비자 역시 이 같은 비용 감소에 따라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또 오프라인 시장 대비 저렴한 거래 수수료도 이점이다. 기존 수수료는 시장사용료의 0.5%(가락시장 0.55%)였지만 온라인도매시장 플랫폼사용료는 0.3%다. 정산수수료도 기존 0.4%에서 0.2%로, 위탁수수료도 최대 7%(청과)에서 5%로 인하된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온라인도매시장의 거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 전국의 모든 도매시장법인 등의 판매자와 중도매인 등의 구매자가 모여 무한경쟁이 가능해 농산물 유통의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며 "유통 비용 절감에 따라 소비자들은 농산물을 보다 싸게 살 수 있고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온라인도매시장은 그동안 여러 이유로 뒤처졌던 농산물의 상류와 물류 혁신을 크게 앞당길 전망"이라며 "품목별로 산지 조직화와 표준화가 잘 돼 있으면 전환이 더욱 빠를 것이고 사업 결과에 따라 도매법인과 중도매상들도 이점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주변에서 참여 물량이 늘어나면 온라인도매시장 확산은 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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