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의 디바’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여행부터 매매까지...무궁무진한 무인도의 세계 [오코노미]

입력 2023-11-24 16:21 수정 2023-11-2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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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tvN‘무인도의 디바’ 공식 홈페이지)
▲(출처=tvN‘무인도의 디바’ 공식 홈페이지)
무인도는 복합적인 공간이다. 삶과 죽음, 고립과 성장이 공존한다. 망망대해를 떠돌다 무인도에 도착하는 순간 다시금 삶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지만, 동시에 야생의 험난함과 생존의 어려움도 마주하게 된다. 의식주를 힘겹게 해결한다고 해도 무인도에 고립돼 보내는 세월만큼 사회적 자아의 침식을 겪는다. 그러나 모든 어려움을 뒤로하고 삶을 위협하는 역경을 견뎌냄으로써 얻게 되는 인간적인 성장을 무시할 수 없다.

무인도에 15년 동안 갇혀있던 서목하는 이 모든 것을 경험했다.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피하다 바다에 빠졌고 표류 끝에 무인도에 도착해 목숨을 건졌다. 평범한 중학생이 무인도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알 턱이 있을까. 직접 부딪히고 배워가며 생존 기술을 터득했다. 먹을 것을 구하기도 바쁜 와중에 가수라는 자신의 꿈도 잊지 않고 지켜낸다. 그렇게 하염없이 무인도에서 지내던 목하는 무인도에 봉사활동을 하러 온 사람들에 의해 15년 만에 구조된다. 16살에 바다에 빠진 중학생이 31살이 돼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그런데 세상이 너무나도 바뀌어 있다. 목하의 우상이자 열렬한 팬심의 대상 윤란주의 인기는 추락해있고 의지하던 친구 기호는 찾을 수 없다. 그래도 목하가 누군가. 무인도에서 살아남은 사람이다. 맑은 심성과 강인한 의지로 주변인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목하는 자신의 꿈과 소중한 사람들도 지켜낼 수 있을까.

▲(출처=tvN ‘무인도의 디바’ 공식 홈페이지)
▲(출처=tvN ‘무인도의 디바’ 공식 홈페이지)
tvN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속 이야기다. 믿고 보는 배우 박은빈이 목하를 연기한다. ‘무인도의 디바’는 10월 28일 시청률 3.2%에서 시작해 8회 기준 시청률 8.7%까지 기록하고 일본, 홍콩, 브라질 등 40여 개국에서 넷플릭스 TOP10을 기록해 글로벌 5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시청자들은 “무인도에 갇혀 있던 사람은 서목하 만이 아닌 것 같다”라며 작품 속에서 결핍과 고립에 갇혀 있는 현대인들을 읽어내기도 한다.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의 디바 도전기’인 동시에 ‘각자의 무인도에서 서로가 서로를 구조하는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가 ‘무인도’라는 소재를 활용해 이야기를 시작한 것처럼 많은 창작자들은 ‘무인도’라는 소재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곤 했다. 무인도 생존기의 바이블 대니얼 디포의 장편 소설 ‘로빈슨 크루소’나 한강 밤섬에서 표류한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담아낸 이해준 감독의 영화 ‘김씨 표류기’ 등이 대표적이다.그간 전 세계의 창작자들은 미스터리한 모험의 대상이자 고립감과 외로움의 상징이기도 한 무인도를 통해 세상에 다양한 메시지를 던졌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현실 속 무인도는 어떨까. 많은 이들이 일상과 분리된 공간인 무인도의 존재를 잊고 살아간다. 시간과 공간, 하물며 존재 의미까지 인간 중심적으로 구성되고 해석되는 시대에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의 존재감이 흐릿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생각보다 많은 무인도가 있다.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 집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발견된 무인도는 총 2918개이다. 이는 464개 있다고 집계되는 유인도의 약 6배에 해당하는 수다. 게다가 아직 집계되지 않은 무인도가 더 존재할 수도 있다. 해수부는 ‘무인도서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인도를 관리하고 있다. 해수부에서 말하는 무인도란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만조 시에 해수면 위로 드러나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땅으로 사람이 거주하지 아니하는 곳’이다. 서울 여의도와 한강공원 망원지구 사이에 있는 ‘밤섬’과 같이 강 한가운데 있는 섬은 해수부에서 관리하지 않는다. 또한, 그 섬에 정착해 지속적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방문 허용된 무인도를 여행 목적으로 방문하거나 시설 관리로 인해 제한적 지역에 머무는 것은 가능하다.

▲해양수산부에서 제작한 ‘무인도서 여행 10 지도’ (출처= 해양수산부 무인도서종합정보제공)
▲해양수산부에서 제작한 ‘무인도서 여행 10 지도’ (출처= 해양수산부 무인도서종합정보제공)
해수부는 “보전과 개발의 조화를 통한 해양영토로서의 가치창출,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무인도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해양생태계 보전과 해양레저산업 홍보에 힘쓰고 있다. 해수부 무인도서 종합정보제공 사이트에 들어가면 전국 곳곳에 있는 무인도서들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도서명이 없는 섬들도 있지만 쫑기도, 상백도, 토끼섬, 구글도 등 이름이 붙어있는 섬들도 있다. 여행 및 레저 활용에 활용할 수 있는 ‘무인도서 100선’ 자료집도 제공한다. 자료집을 통해 각 섬의 특징과 위치, 자연경관을 확인할 수 있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곳들도 있지만, 자연경관과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무인도는 잠시나마 사람 가득한 도시를 벗어날 수 있는 이색 여행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아무 섬에나 들어가면 안 된다. 해수부는 무인도에 들어가서 하면 안 되는 행위들도 무인도서 종합정보제공 사이트에 명시하고 있다. 무인도는 ‘절대보전 무인도서’와 ‘준보전 무인도서’ ‘이용가능 무인도서’로 분류할 수 있다. 절대보전 무인도서는 출입 자체가 금지되는 무인도로 출입만으로도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준보전 무인도서의 경우 출입은 가능하나 나무를 훼손하거나 무인도서 안으로 야생생물을 반입하는 행위 등이 금지된다. 생활폐기물을 투기하거나 음식을 조리하는 행위도 안 된다. 이러한 사항들을 어길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 이용가능 무인도서는 절대보전 무인도서나 준보전 무인도서와 달리 출입은 물론 조리나 야영도 가능하다. 다만, 이용가능 무인도서에서 역시 무인도서의 형상을 훼손한다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무인도에 개체복원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풍란. (연합뉴스)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무인도에 개체복원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풍란. (연합뉴스)
또한, 국가 소유가 아닌 개인 소유의 무인도에 함부로 들어갈 경우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개발 가능한 무인도의 경우 매매할 수 있는 부동산이다. 지역 부동산을 통해 거래된다.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무인도, 배 타고 들어가야 하는 무인도 등 조건이나 종류도 다양하다. 따라서 개인 소유의 무인도에 들어가 갈등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인도에 들어가기 전 해양수산부 무인도서 종합정보제공 사이트에 접속해 ‘무인도서 정보조회’ 절차를 거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 시대에도 사고를 당해 바다에서 표류하다 무인도에 갇히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가 있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7월 19일 태평양에서 한 남성이 실종된 지 3개월 만에 참치잡이 배에 의해 구출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무인도에서 반려견과 함께 빗물과 생선을 먹으며 생존한 것으로 전해진다.따라서 최대한 일행과 함께 안전하게 움직이되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휴대용 칼을 소지하거나 불 피우는 방법, 구조 요청하는 방법 등을 숙지하는 것도 좋은 대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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