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K-방산 훈풍 타고 ‘중동ㆍ미국’ 추가 수주 노린다

입력 2023-11-2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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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리스크’ 수혜…신시장 개척
폴란드 이어 수출선 다변화에 총력

▲야외전시된 수리온을 관람 중인 모하메드 빈자예드 알나하얀(Crown Prince) UAE 왕세자.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산업)
▲야외전시된 수리온을 관람 중인 모하메드 빈자예드 알나하얀(Crown Prince) UAE 왕세자.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산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수출 물꼬를 튼 K-방산이 추가 수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충돌로 전 세계가 지정학적 리스크로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방위산업체들은 세일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한화그룹 방산 3형제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을 비롯해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 3분기 32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여 시장 전망을 웃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국제 정세 악화로 주요 국가들이 국방 예산을 늘리고 무기를 대거 사들이면서 그동안 꾸준히 연구ㆍ개발을 유지해온 대한민국 방산업계에 큰 기회가 찾아온 것”이라며 “폴란드와 220억 달러에 달하는 2차 계약이 연내 체결된다면 사상 최고치인 지난해 수주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역대급 실적을 기대하는 장밋빛 전망과 달리 국제사회에선 우리나라의 무기 수출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폴란드 총선에서 야권연합이 과반을 확보, 정권교체 절차에 들어가면서 무기 체계의 한국 의존도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권연합의 일원인 폴란드2050의 미하우 코보스코(Michał Kobosko) 부대표는 “우리는 발표된 내용을 알고 있지만, 공급업체와 정확히 어떤 계약을 체결했는지는 모른다”며 “비밀에 부쳐진 구체적인 조건 등에 대해선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방산업체들은 수출선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랜 기간 거래해오고 있는 국가들과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도, 새로 방산 교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수출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KAI는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를 넘어 항공산업 본토인 미국 시장 진출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에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중부유럽사무소 개소행사를 개최하며 유럽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KAI는 폴란드 중부유럽사무소를 포함해 미국 미주법인, 프랑스 구주사무소, 페루 중남미사무소, 이집트 아프리카중동사무소, 터키, 인도네시아, 이라크 등 총 8개의 해외법인ㆍ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아프리카의 안보전략 요충지인 이집트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이집트와 FA-50 36대 수출 협상을 진행 중으로 물량은 최대 1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집트 공군은 40대의 알파 제트(Alpha Jet) 훈련기뿐만 아니라 미라지(Mirage) 등 노후 기체를 교체해야 한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기동헬기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 LAH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고 있다. KAI는 13일부터 17일까지 중동 최대 전시회인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해 셰이크 만수르 빈 모하메드 알 막툼(Sheikh Mansoor bin Mohammed Al Maktoum) 두바이 왕세자 등 고위 관계자들에게 세일즈를 펼쳤다.

세계 최대 전투기 시장인 미국에도 도전한다.

미국 정부는 훈련기 노후화 등으로 미 해군의 전술입문기와 고등훈련기, 미 공군 전술입문기 사업을 합쳐 500여 대 규모의 신규 기종을 도입한다. KAI는 미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수주 경쟁에 나설 방침이다. 사업 규모가 총 50조 원에 육박하는 만큼 천문학적인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급변하는 정세에 따라 실제로 계약이 체결됐다가 엎어진 적도 적지 않아 계약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K-방산을 수출 효자로 만들려면 수출입은행의 수출금융 한도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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