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해외선 활발한데 국내선 시들…“기술격차, B2B 서비스 개발해야”

입력 2023-11-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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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컬러버스 내달 1일 ‘퍼피레드M’ 서비스 중단
싸이타운 서비스 1년 만 종료, 컴투버스 구조조정 단행
네이버ㆍSKTㆍLG유플러스는 순항…해외 인기몰이 덕
미국 메타버스 의료ㆍ국방 등에 활용…VR기기 개발도

국내 메타버스 시장이 부침을 겪고 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수익 악화에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을 축소하는 모습이다. 선전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에 향후 기술 격차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내달 1일부터 카카오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추진하던 증손회사 컬러버스의 ‘퍼피레드M’ 서비스 운영을 중단한다. 이용수 컬러버스 대표는 최근 공지를 통해 “현재 회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어 퍼피레드 서비스 또한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업 정리에는 수익 악화가 주효한 것으로 해석된다. 컬러버스는 지난해 영업적자 115억3000만 원을 기록했다. 이에 6월에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퍼피레드 서비스의 업데이트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몸집 줄이기와 사업 효율화를 위해 노력했으나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뿐만이 아니다. 앞서 7월 싸이월드 메타버스를 운영하던 ‘싸이타운’은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컴투스의 ‘컴투버스’ 또한 9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컴투스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컨벤션 기능 중심으로 컴투버스를 재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비결은 ‘글로벌’에 있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올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2000만 명 내외를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이 중 95%는 해외 유저라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SKT는 최근 메타버스의 동남아시아 진출 확대를 위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IT업체들과 연이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420만명을 기록한 ‘이프랜드’ 서비스의 절반은 해외 유저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도 키즈 메타버스 서비스인 ‘키즈토피아’를 글로벌 출시해 말레이시아에서 앱 마켓 5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기업의 메타버스 글로벌 진출이 선방할 수 있었던 건 해외에서는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의료 분야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환자 교육과 훈련, 수술 계획, 진단, 재활치료 등을 하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는 메타버스를 통해 통해 군사 훈련을 하고, 군사 임무 시뮬레이션 기술을 개발 중이다. 내년 애플은 신규 VR(가상현실) 기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해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해외서는 메타버스가 의료, 교육 등에서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생성형AI로 다 옮겨가며, 부진을 겪고 있다”며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가 소홀하다 보면 기술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는 기술개발(R&D) 투자를, 기업은 수익 창출이 가능한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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